촘스키 "파리 테러에 대한 서방의 분노는 위선"
"서방의 공격 사례들은 무시되곤 한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세계적 석학 놈 촘스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파리 주간지 테러에 대한 서방의 분노는 위선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촘스키는 19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인터넷판에 기고한 글에서 "'테러리즘은 테러리즘일 뿐이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단지 테러리즘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행위'와 '우리의 행위'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방을 겨냥한 공격은 '테러'로 비난받지만 비슷한 인명 피해를 낳은 서방에 의한 공격은 '테러'로 규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이다.
촘스키는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공격 사건을 그 사례로 들었다
뉴욕타임스(NYT) 스티븐 엘랑어 파리 특파원이 테러 생존자들의 목격담을 전한 보도에 나오는 "큰 폭발이 있었고, 정적이 왔다. 참혹했다. 모두가 비명을 질렀다" 등의 인용들이 오래된 것은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그같은 묘사는 엘랑어 특파원이 지난 1999년 4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이 옛 유고연방 수도 베오그라드 중심에 있는 세르비아 국영TV방송(RTS) 본부건물을 폭격한 현장에서 전한 보도에도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폭격으로 16명의 RTS 기자가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당시 엘랑어 기자는 "나토와 미군 관리들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정권을 약화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폭격을 정당화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 국방부 대변인 케네스 베이컨은 기자브리핑에서 "RTS는 밀로셰비치의 군대처럼 그의 살인기계 중 하나이기 때문에 폭격은 정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촘스키는 당시 RTS 폭격 이후 이번 '샤를리 에브도' 공격 이후 보인 규탄 집회는 없었고, '우리는 RTV'라는 구호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기독교 문화와 역사에 폭격의 근원이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일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나중에 유엔 산하 국제유고전범재판소는 "민간인 희생자가 불행히도 많았지만, 나토 폭격은 범죄가 아니다"고 결론지었다고 촘스키는 설명했다.
그는 서방에서 '무시된' 공격 사례가 나토의 폭격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4년 미군이 이라크 저항세력 거점인 팔루자를 공격하면서 비무장 민간인을 사살하고 병원을 공격한 것, 수명의 기자가 목숨을 잃은 지난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그리고 2009년 쿠데타 이후 적어도 12명 이상의 기자가 살해된 온두라스 등도 예로 들었다. 이 쿠데타는 미국이 실질적으로 인정했다.
촘스키는 이들 사례는 "범죄에 대해 책임감을 더 많이 느낄수록 범죄 종식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책임에) 더 적은 관심을 둘수록 망각하거나 심지어 부인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역설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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