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펜은 견딜 것이다" 세계서 만평 행렬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로 만평작가 등 12명이 숨지자 사건 다음 날인 8일 세계 작가들은 '표현의 자유'를 공격한 테러범을 비꼬는 만평을 그리며 시위했다. 이번 테러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평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보복성 공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만평 작가들이 테러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밴크시'란 필명의 영국 만평 작가는 연필이 공격을 받아 두 동강이 나지만, '내일(tomorrow)'에는 연필이 두 개로 늘어나는 모습을 그렸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 가해질수록 표현 자유를 추구하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임을 표현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의 톰 톨스는 이번 테러범들이 사용한 AK-47 소총의 탄창에 '프랑스 풍자 신문에 대한 살인 공격'이란 글씨를 넣고 그 옆에 '표현의 자유'라 적힌 펜과 함께 '하지만 펜은 견딜 것이다'고 썼다.
크리스천 애덤스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극단주의자의 허가를 받은 만평'이라는 글과 함께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백지를 실었다. 텔레그래프에 실린 또 다른 만평에는 무장괴한이 다른 괴한에게 "조심해. 저들은 펜을 가지고 있을지 몰라"라고 말하는 모습이 묘사됐다.
호주 일간 캔버라 타임스의 데이비드 포프는 만평작가의 시체 옆에 복면한 괴한이 소총을 들고는 "이 사람이 먼저 그렸다"며 총격을 구차하게 정당화하는 모습을 그렸다. 포프는 이 만평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나의 프랑스 만평작가 동료와 이들의 가족을 생각하니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했다.
샤를리 에브도의 필립 발 전(前) 편집장은 라디오 방송 프랑스 앵테르와 인터뷰에서 동료들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웃음을 극단주의자들에 대항하는 강력한 무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발 전 편집장은 "숨진 만평 작가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고 그저 우리를 웃게 하려던 사람들"이라며 "테러가 삶과 자유, 표현의 즐거움을 앗아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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