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공사장 네팔 노동자 이틀에 한명꼴 사망"
가디언 "외국인 노동자들 착취…카타르 정부 외면"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노동 착취 논란이 계속돼 온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신축 공사 과정에서 올들어 네팔 이주 노동자가 이틀에 한명꼴로 사망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네팔 외국취업홍보위원회의 통계를 인용해 올해 1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공사현장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네팔 노동자가 157명으로 집계됐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가운데 67명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8명은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34명은 공사장에서의 직접적인 사고로 숨졌다.
가디언이 네팔 관계 당국으로부터 따로 취재해 얻은 통계에 따르면 같은 기간 사망자수는 최대 188명으로까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사망자수(168명)를 초과하는 것이다.
특히 이 숫자엔 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다른 나라 노동자수는 제외돼 있어 모든 이주 노동자들을 포함하면 사망자수는 거의 하루 한명꼴 이상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중동담당 연구원인 니콜러스 맥기언은 "고온에서 장시간 일하면 치명적인 열사병에 걸리기 쉽다"며 "이들의 사망원인이 근로조건과 관련있는지 카타르 정부가 밝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카타르의 여름 낮기온은 평균 50도까지 치솟는다.
맥기언 연구원은 "그럼에도 카타르 정부는 즉각적인 조사 위원회를 꾸려 진상규명에 나서라는 조언을 단호히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사망원인이 공사현장의 근로조건과 실제 관련있는지 입증하려면 우선 네팔 본국에서 비슷한 연령대의 노동자들이 심장마비나 심근경색 등으로 숨지는 비율과 비교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노동자 사망 실태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나 분석자료 자체가 없어 정확한 비교는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가디언은 지난해부터 국제노동기구(ILO) 보고서 등을 토대로 카타르 월드컵 공사현장의 노동 착취 실태를 여러 차례 폭로해왔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의 비판과 질타가 잇따르자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올해 초 노동자 처우 개선 계획을 발표하고 국제법에 따른 조사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카타르 정부가 처우 개선 등의 대책을 실행에 옮기는 데 매우 더딘 모습을 보임으로써 비극적 상황이 올해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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