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가톨릭 내 대표적 보수파 버크 대심원장 경질

안서현 기자 2014. 11. 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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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대표적인 보수파로 꼽히는 미국 출신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을 교황청 대심원장에서 몰타기사단 사제로 전보 발령했습니다.

버크 추기경을 가톨릭 교회의 최고법원 수장인 대심원장에서 의전 성격의 몰타기사단 사제로 전보발령한 것은 사실상 좌천 조치로 풀이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후임 대심원장에 교황청 외무부장인 프랑스 출신 도미니크 망베르티 대주교를 임명했습니다.

이번 인사는 예견돼온 것으로, 그는 지난달 자신이 새로운 자리로 옮길 것이며 시기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버크 추기경은 최근 여러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행보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밝히는 등 보수 성향의 성직자들을 대변해왔습니다.

그는 지난달 한 스페인 잡지와의 인터뷰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끄는 가톨릭 교회를 '방향타 없는 배'에 비유했으며 세계주교대의원대회에서도 가톨릭 교회의 동성애 포용을 앞장서서 반대했습니다.

가톨릭 진보파 리더인 독일의 발터 카스퍼 추기경이 이혼 뒤 재혼한 가톨릭 신자의 영성체 참여를 금지하는 교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를 공격했습니다.

버크 추기경은 세계주교대의원대회가 가톨릭 역사상 동성애에 관해 가장 포용적인 문구가 담긴 중간 보고서를 발표하자 격렬하게 반대했으며 보수파의 반발로 최종 보고서는 동성애 포용 언급을 삭제하는 등 개혁 수위가 대폭 희석됐습니다.

버크 추기경은 아르헨티나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취임한 뒤 수차례 교황과 공개적으로 의견 대립을 보였습니다.

교황청 소식통들은 버크 추기경이 교황의 개혁에 노골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 교황은 자신이 피하고 싶어하는 가톨릭 내부 '문화전쟁'의 일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안서현 기자 as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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