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동성애 권리 행진 앞두고 '곤혹'
참가 예정 독일 청년 길거리서 공격받아 중태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양태삼 특파원 = 세르비아에서 동성애자 권리 행진에 참가하려던 독일인이 공격받은 것에 독일 정부가 거세게 항의해 자칫 외교 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세르비아는 정교회 신자가 대부분으로 동성애를 죄악시한다. 정교회 전통이 강한 크로아티아에서는 동성애를 우려해 결혼을 이성 간 결합으로만 인정하도록 헌법을 고쳤고 마케도니아도 이 같은 개헌을 추진하는 등 발칸 국가에서는 대부분 동성애를 배척한다.
문제는 동성애자 권리 옹호 회의에 참석하려고 베오그라드를 찾은 독일 청년이 지난 13일 새벽(현지시간) 도심에서 구타를 당해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데서 촉발됐다.
이에 독일 크리스토프 스트라세르 인권위원장은 15일 알렉산다르 부시치 세르비아 총리를 방문해 동성애 권리 행진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안전 대책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고 세르비아 언론들이 보도했다.
부시치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인권을 존중하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짤막하게 밝혔다.
앰네스티도 성명을 내고 "독일 청년을 공격한 용의자들을 제대로 재판해야 하며, 성적 취향이나 국적 탓에 공격한 것인지 밝혀 판결문에 명시해야 한다"면서 세르비아 당국에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세르비아 내무장관도 오는 28일 예정된 행진에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안전 대책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국운을 걸고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는 세르비아는 동성애 권리를 포함, EU 기준에 맞춰 인권을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세르비아의 동성애 권리 옹호 행진은 2001년에 처음 열렸다가 보수 우파 청년과 충돌을 우려해 2009년과 2011∼2013년에 취소됐다.
2010년에는 수천 명의 우파 청년과 축구팬 등이 행진 참가자들에게 돌을 던지고 폭약을 터뜨렸으며 건물과 차량에 방화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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