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왜 하필 지금" 유가족들은 뒷전인 말레이 항공의 '버킷리스트' 홍보

민수미 기자 2014. 9. 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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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날 때 까지 웃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에게 키스하기. 낯선 사람 도와주기. 정말 장엄한 것을 목격하기.'

2007년 개봉한 영화 '버킷리스트 -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에 나오는 버킷리스트 항목입니다.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을 말하는 이 단어가 요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네요.

말레이시아항공이 또 시끄럽습니다. 항공기를 두 대를 잃고 많은 인명피해를 낸 이 항공사가 최근 경품 판촉행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나의 마지막 버킷 리스트'라는 이름으로 말이죠. 자신의 버킷 리스트를 적어서 내면 추첨을 통해 태블릿PC나 말레이시아 왕복항공권 등을 받을 수 있는 행사입니다.

말레이시아항공은 지난 3월 승객 239명을 태우고 중국으로 가던 MH370기가 실종되는 사고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항공기의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은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7월에는 MH17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돼 탑승했던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모두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유가족들은 말레이시아항공의 경품 행사에 분노했습니다. '버킷리스트'라는 단어가 잔혹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비난은 세계 각지에서 들끓었습니다. "사고 많이 낸 항공사가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써 내라고 하다니" "비행기 찾을 생각 없는 항공사는 처음이다" "지옥으로 가는 비행기에 유서 쓰는 것도 아니고"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이 불쌍하다" "망하려고 용쓰는 듯" "배려란 없는 말레이시아항공사" 등의 의견을 보이면서 말이죠.

결국 말레이시아 항공은 지난 3일 성명을 발표 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그런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더 이상 쓰지 않기로 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되돌리기엔 이미 늦은 것 같네요.

유가족들에 대한 말레이시아 항공의 무신경한 처사는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통제할 수 없었던 사고라는 점은 동의 합니다만 인명사고가 있었던 만큼 책임감을 다하는 모습이 먼저겠죠. 다시 한번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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