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호의 아하, 아메리카] 중학교 간 오바마 "한국 교실처럼 고속인터넷 깔아라"

남정호 2014. 4. 14. 00: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료'에서 '교육'으로.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의료보험 쇄신을 마무리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개혁의 과녁을 옮기고 있다. 이번엔 뒤처져 있는 미국의 공교육 부문이다. 이 분야가 새로운 목표가 된 데는 교육이 잘돼야 중산층이 살고, 국가 경쟁력이 회복될 거라는 오바마의 신념이 작용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는 개혁 모델은 다름 아닌 한국 교육이다.

 지난 2월 4일 미 메릴랜드주 버크로지 중학교 교실. 태블릿 PC로 수업이 진행 중인 교실에 오바마가 나타났다. 그는 학생들에게 아이패드를 빌린 뒤 교실 내부를 동영상으로 찍었다. 이후 강당으로 자리를 옮긴 오바마는 교육과 정보기술에 대해 연설하며 한국을 모범사례로 꼽았다.

의료에서 교육으로 방향 튼 오바마

그는 먼저 미국 학교의 열악한 인터넷 환경을 성토했다. "커피점에선 무료 인터넷을 쓰면서 학교에선 안 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학생들의 30%만이 교실에서 고속인터넷을 사용하나 한국에선 100%"라며 "우리 학생들도 한국과 똑같이 누리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방안으로 오바마는 2000만 명의 학생이 고속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3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식 교육에 대한 오바마의 관심과 애정은 유명하다. 교육 관련 연설을 할 때 한국이 빠지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오바마는 가까웠던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한국 교육의 문제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것"이란 얘기를 듣고는 이를 자주 소개했다. 이 때문에 25일부터 시작되는 방한 때 한국 교육에 대한 그의 애정을 표현할 이벤트가 검토 중이란 보도가 나올 정도다.

 오바마의 교육 개혁에 한국 방식이 가미될 가능성이 큰 까닭은 또 있다. 교육개혁의 실질적 수장인 안 덩컨 교육장관 역시 오바마 못지않은 한국 교육 칭송자인 까닭이다. 특히 덩컨 장관은 올해 초 한 학부모 행사에서 '왜 우리는 한국처럼 잘할 수 없느냐'는 주제로 한국 교육을 극찬하는 연설을 한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모았다. 이 연설에서 그는 "한국은 쉴 틈 없이 행동하는데(walk the walk) 미국인들은 말로만 떠든다(talk the talk)"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상위 5%만이 교사가 되는데 미국은 많은 교사가 하위 3분의 1에서 배출된다"고 한탄했다.

 덩컨 장관은 또 탐사저널리스트인 아만다 리플리의 저서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를 인용하며 한국 교육의 또 다른 장점을 부각시켰다. 덩컨은 "미국 학부모들은 미식축구 같은 학교 체육행사에 얼굴을 내미는 게 아이들 교육에 적극 참여하는 걸로 생각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부모는 자녀 교육에 훨씬 더 진지하다"고 설명했다.

'청년직업연계' 교육에 1100억원 지원키로

 물론 덩컨이 전적으로 한국식을 따르자는 건 아니다. 그는 "한국 내 교육 스트레스는 엄청나 피곤에 지친 학생들이 책상에 엎드려 팔을 베고 낮잠을 자야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그는 "그럼에도 한국 교육을 논할 때면 '우리는 왜 그렇게 될 수 없느냐'가 주류가 된다"고 결론 지었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는 다각도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오바마는 지난 7일에는 메릴랜드 브랜든버그 고교를 방문해 '청년직업연계 (Youth Career Connect)' 프로그램의 지원 대상으로 뽑힌 24개 교육기관에 1억700만 달러(1100여억원)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원금을 받는 학교들은 바이오테크놀로지·제약·간호 등 업계에서 원하는 실용적인 교육들을 시키게 된다.

 이 같은 정책은 독일·오스트리아 등과는 달리 미 중·고교에선 산업계가 원하는 교육을 제대로 못한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이 때문에 숙련공들이 크게 부족해 미국 기업들이 뒤처진다고 보는 것이다. 이 문제는 국가 경쟁력을 좀먹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숙련공 부족은 안정된 소득의 중산층 감소를 불러 건강한 사회에 방해가 된다고 오바마는 강조한다. 결국 실용교육 강화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중산층을 확대하겠다는 게 오바마의 기본 전략인 셈이다.

 오바마는 또 3월 초 플로리다주 코럴리프 고교를 찾아가 '학자금 지원신청 운동'에 미국 전역의 학생들이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학자금 지원을 받는 게 어렵지 않은데도 학생들이 신청 자체를 귀찮아해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가 교육 개혁에 매달리게 된 건 형편없는 미국 학생들의 학업 성적 탓도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2년도 시험에서 미국은 34개국 중 수학 26위, 읽기 17위, 과학 21위를 차지했다. 15세 학생들이 참여하는 이 시험에서 영락없는 중하위권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선망하는 한국은 수학 1위, 읽기 2위, 과학 4위를 기록했다. 하버드·예일 등 세계 최고 대학을 거느리며 교육대국을 자처해온 미국으로선 큰 망신이 아닐 수 없다. 다른 조사에선 17세 고교생 중 40%가 업계에서 요구하는 수학 실력을 갖추지 못했으며 60% 이상이 독해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중퇴율 평균 30% … 빈민 추락 우려

 이뿐 아니라 고교 중퇴도 심각하다. 미국에선 매년 303만 명이 고교를 관둔다. 하루 8300명꼴이다. 특히 빈민층 자녀가 다니는 학교 중엔 중퇴율이 40%를 넘는 경우도 많다. '중퇴 공장(dropout factory)'으로 불리는 이런 불량 학교 비율은 전체의 10%나 된다. 고교 중퇴자는 직장 얻기가 어려워 범죄자나 도시 빈민으로 추락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학업의 질을 높이고 중퇴자를 줄이는 교육 개혁이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사회적 병폐를 척결하는 비결이라고 오바마는 믿는 것이다.

 이런 오바마의 야심 찬 교육 개혁에 야당인 공화당을 포함해 미국 여론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논란거리인 오바마 케어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한 국면전환용 카드라는 지적도 나온다.

남정호 국제선임기자

가슴 사라지자 부부관계 '뚝'…미혼女 경우에는 '충격'

중학교 간 오바마 "한국 교실처럼 '이것'해라"

2000만원짜리가 1조원 짜리를…진짜 놀라운 北무기

"약 없이도…" 발기부전 회복한 남자들 공통점 '깜짝'

'검은 지퍼 바지' 女, 너무 흥분해 '위험한 지퍼'가…'SOS'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