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묻은 돈은.." 교황, 마피아에 직격탄..우려

안서현 기자 2014. 3. 2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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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마피아에 대해서 성전을 선포했습니다. 마피아 연루설이 제기돼 온 '바티칸 은행' 개혁 작업에 이은 또 하나의 초강수입니다. 보유 자산이 9조 원으로 추정되는 이 바티칸 은행은 교황청에 전달된 기부금과 성직자들의 급료를 관리하는데 그동안 마피아의 '검은 돈'까지 세탁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습니다. 교황의 개혁 행보는 박수를 받고 있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이번에는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안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미사 도중 842명의 이름이 호명됩니다.

1893년 이후 마피아에게 희생된 사람들입니다.

단상에 오른 프란치스코 교황은 마피아에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당신들의 권력과 돈은 더러운 사업과 범죄로 얻은 것들입니다.]

피 묻은 돈은 천국에 들일 수 없으며,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려면 악행을 멈추라고 일갈했습니다.

교황청과 마피아의 악연은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교인 수가 줄면서 재정난에 봉착한 당시 교황 비오 12세는 1942년 '바티칸 은행'을 설립해 해외 투자를 늘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 자금은 물론 마피아의 '검은 돈'까지 바티칸 은행을 통해 세탁된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 침묵을 깬 첫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였습니다.

1993년 5월,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며 마피아를 공개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두 달 뒤 로마 성당 2곳에서 폭발사고가 잇따랐고 9월엔 마피아 척결운동에 앞장서 온 신부가 괴한의 흉탄에 숨졌습니다.

마피아의 소행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사건의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즉위한 직후 바티칸 은행 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은행 주요 인사들을 대거 교체했습니다.

마피아의 '검은 돈'을 추방하려는 노력과 무관치 않은 조치라는 해석입니다.

마피아와의 성전을 선포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칫 마피아의 표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안서현 기자 as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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