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권위 모습 보이며 동성애·낙태에도 관대.. 바티칸에 새바람

박민식기자 2014. 3. 10.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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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교황 선출 1주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았다. 그는 바티칸의 교황 전용 관저를 사양하고 다른 성직자들과 함께 게스트하우스에서 살며 자신의 중고 승용차를 끌고 다닌다. 지난해 3월에는 소녀 2명과 무슬림 2명을 포함한 소년원생 12명의 발을 씻겨주며 사상 최초로 여성에게 세족례를 해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가톨릭 교리 해석에서도 전임 교황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지난해 9월 "새로운 균형점을 찾지 않으면 교회 전체의 도덕 체계가 카드로 쌓은 집처럼 무너질 수 있다"며 동성애, 이혼, 낙태처럼 교회가 반대해온 관행들에 관대와 교단의 개혁 등을 촉구했다. 이 발언을 놓고 '가톨릭 교회 개혁을 향한 청신호'라는 시각과 '종교적 정체성을 의심하게 하는 발언'이라는 의견이 충돌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만일 동성애자인 사람이 선한 의지를 갖고 신을 찾는다면 내가 어떻게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느냐"고 해 2005년 '뿌리깊은 동성애 성향이 있는 사람은 사제가 될 수 없다'는 문서에 서명한 전임 교황 베네틱토 16세에 비해 훨씬 더 완화된 입장을 밝혔다. 무신론자들에 대해서도 "하느님의 자비는 경계가 없다"며 "양심에 따라 살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권고문(복음의 기쁨)'에선 교회 개혁을 외치며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며 현대 자본주의의 병폐를 직설적으로 꼬집어 마르크스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교회 개혁에도 힘썼다. 비리의 온상인 바티칸 은행을 개혁하려고 최초로 외부 컨설팅업체를 참여시키고, 교회의 다양한 개혁을 논의하기 위해 추기경 8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일명 'C8')를 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이미지의 변화만 있을 뿐 가시적인 개혁 조치기 없어 진정한 변화와 개혁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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