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사태> 부시 외교사령탑들 '오바마 때리기'(종합)
체니, "군사적 대응방안 고려해야" 오바마 맹비난
라이스 전 국무 "적들에게 너무 많이 우정의 손길 내밀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노효동 특파원 = 미국 강경보수세력을 상징하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외교안보 사령탑들이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실패'를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은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합병될 위기상황에 처했는데도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러시아를 실질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군사적 대응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은 대부분의 경우 '군사적 방안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곤 하는데 지상군을 크림반도에 투입하지 않으면서도 구사할 수 있는 군사적 대응방안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2009년 9월 오바마 대통령이 폴란드와 체코에 미사일방어(MD) 시스템 배치 계획을 철회하기로 한 것을 문제삼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이런 조치를 취했지만 결국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 수단만 스스로 거둬들인 셈이 됐다는 것이다.
체니 전 부통령은 "미국은 이제 폴란드와 체코에서 MD 시스템을 다시 배치하겠다는 발표도 할 수 있고 폴란드와 합동 군사훈련도 할 수 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이나 장비지원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상군을 직접 투입하지 않는 군사적 방안이 얼마든지 있다는 설명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이라크 침공 등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는 '강경보수' 성향의 체니 전 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그동안 주로 외교안보정책과 관련해 대립각을 세워왔다.
부시 행정부 집권2기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무기력하고 유약한 외교가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위상을 실추시켰다고 비판했다.
라이스 전 국무장관은 "오바마 행정부가 적들에게 너무도 많이, 때로는 친구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우정의 손길을 내밀었고 이것이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무너뜨렸다"며 "미국은 이 위상을 반드시 회복시키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전 국무장관은 특히 "시리아 사태에 대한 무기력한 대응과 이란과의 핵협상에 매달리는 태도가 푸틴의 최근 행동들을 초래했다"며 "여기에 급격히 국방 예산을 삭감하고 안보상황과 관계없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려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체니 전 부통령의 주장과 같은 맥락에서 2008년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 이후 오바마 행정부가 '리셋'(Reset) 외교에 나선 것을 비판했다. 그는 "리셋 외교는 폴란드와 체코의 미사일방어시스템 배치 계획을 급작스럽게 철회했고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미래에 대한 대화를 중단시켰다"며 "모스크바는 그때 환영했다"고 밝혔다.
라이스 전 장관은 "미국이 뒤로 빠지고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낮추며 다른 국가들이 지도하도록 한다는 개념은 미국이 포기하는 공간을 민주적 동맹국이나 우방국, 그리고 무형의 '국제질서'가 채울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우리의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다시 살아난 알 카에다 같은 극단주의자들, 자국민을 살해하는 바샤르 알 아사드와 같은 독재자들, 중국에 의한 민족주의적 수사와 행동들, 푸틴과 비슷한 종류의 인물들"이라고 비난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이 같은 현상들은 '근육질'의 미국 외교정책 아래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다"며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독재자들과 극단주의자들이 전 세계적으로 대담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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