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40%가 동성애자인 미 소도시 '동성애 문양' 새 시깃발 만들기로

2014. 2. 1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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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선셋 스트립' 있는 웨스트할리우드

미국 소도시 웨스트할리우드가 동성애를 상징하는 시 깃발을 사용하기로 해 화제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9일 "웨스트할리우드 시의회가 무지개 문양을 넣은 새로운 시 깃발을 만들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도시는 지난해 11월 국기·주기·시기 등과 함께 게양했던 무지개 깃발을 내리기로 해 논란을 빚었는데, 논란을 수습하며 아예 시 깃발에 무지개 문양을 넣기로 결정했다.

웨스트할리우드는 할리우드 최대 유흥가인 '선셋 스트립'과 할리우드 스타들의 출몰로 유명한데, 동성애 권익 수호의 요새와도 같은 도시이기도 하다. 시의 자체 조사 결과, 인구 3만5000여명 가운데 40%가 스스로 동성애자라고 밝힐 정도로 동성애자 비율이 높다. 전체 시 의원 5명 가운데 4명이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미국에서 1985년 동성파트너 등록법을 처음 제정해 결혼하지 않은 동성 파트너에게도 배우자에 준하는 권리와 혜택을 부여했다. 미국에서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이 가장 강력하게 금지된 도시이다. 각종 동성애 행사와 무지개 모양의 횡단보도, 경찰차 등은 이미 도시의 명물이다. 지난해 11월 동성애자 시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무지개 깃발을 내리기로 결정한 것도 "이미 동성애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이 커뮤니티는 동성애자만의 것이 아니라, 이성애자를 포함한 모두의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시에 무지개 깃발을 기증한 래리 블록은 "웨스트할리우드는 세계 성적 소수자들의 희망의 표지다. 무지개 깃발은 포용의 상징이지 배제의 상징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결국 시의회가 이 주장을 받아들여 애초 결정을 바꿨다.

웨스트할리우드는 금주령 시대(1920~1933년) 때부터 술과 오락문화에 관대하던 역사적인 특수성을 지닌 도시다. 특히 1960년대 히피들이 대거 이 도시로 몰려들자 특유의 자유분방함이 어우러져 독특한 지역 문화를 형성했다. 동성애뿐만 아니라, 여성과 동물, 환경 등에 관한 '사회정의 입법'의 선구적인 도시이기도 하다. 1993년엔 미국에서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낙태를 합법화했고, 웨스트할리우드 안에 있는 어떤 사업장도 인권 침해 국가와 직·간접적으로 사업관계를 맺을 수 없도록 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인 '그린빌딩'을 의무화했고, 권총 판매와 공공시설 흡연, 동물 털로 만든 옷 판매 등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위키리크스>를 보면, 웨스트할리우드에서는 보수적인 공화당과 진보적인 민주당 양당 가운데 민주당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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