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기 손 얼려 실험했던 이가 日의대학장까지

입력 2014. 1. 21. 16:41 수정 2014. 1. 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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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의 생체실험은 반인류 범죄행위였지만 전쟁 이후 731부대 관련자 대부분은 오히려 미국에 의해 면책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자 도망치듯 일본으로 돌아온 731부대 관계자들은 일본 의학계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활발한 학술활동을 하면서도 단 한 번도 자신들이 벌인 잔학행위를 반성하지 않았습니다.

김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교토대 의학부 교수와 의대학장을 지낸 요시무라 히사토.

1945년 전쟁 패전 때까지 731부대에서 동상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실험 대상이었던 포로들은 물론 태어난지 사흘밖에 되지 않은 신생아의 손발을 인위적으로 얼리는 잔혹한 실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논문에 수록된 손가락에 동결이 일어날 때의 피부 온도와 손가락의 용적 변화를 측정한 그래프를 볼 때 전문가들은 인체실험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자료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요시무라는 731부대에서 얻은 각종 실험 결과를 전후 국제학술회의 논문에 게재하는 등 활발한 학술 활동을 했습니다.

생체실험에 대한 반성은 손톱만큼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니시야마 카쓰오, 시가의대 명예교수]"의사와 의학자가 해서는 안될 일을 했어요. 반인도적 범죄이지만 재판도 받지 않았습니다. 반성해야 합니다."

이처럼 731부대에 가담했지만 전쟁 이후 의사와 의학자로 출세 가도를 달린 이들은 수를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교토부립 의대학장 등 일본 내 저명한 의과대학의 학장들과 일본의학회 회장, 그리고 전후에 설립된 녹십자 회장 등 쟁쟁한 의학계 인물은 모두 731부대 가담자였습니다.

독일의 경우, 전쟁이 끝나고 2년 뒤인 1947년 강제수용소에서의 인체실험과 유대인에 대한 각종 실험 등에 대한 통절한 반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의사회와 의학계에서는 전쟁 중 벌인 생체실험 등 의학범죄에 대해 아무런 반성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들에게는 731부대의 경험이 자랑이자 업적이었고, 일본 정부는 이들에게 훈장까지 수여했습니다.

지난해 5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731 표시'가 선명한 전투기에 올랐습니다.

전쟁의학범죄의 산실인 '731부대'를 회상하며 2차세계대전의 향수를 느끼는 듯 보였습니다.

YTN 김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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