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 멕시코, 마약범죄 골칫거리 상존

2014. 1. 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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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자경단-마약 카르텔 충돌 표면화 '범죄와의 결탁' 치안당국 불신 심각

무장 자경단-마약 카르텔 충돌 표면화

'범죄와의 결탁' 치안당국 불신 심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에너지시장 개방 등 경제 개혁에 국정의 주안점을 두는 멕시코에 마약범죄에 따른 치안 문제는 쉽게 풀지 못하는 숙제다.

2006년 우파인 국민행동당(PAN) 출신으로 집권한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재임기간 7만명 안팎의 사망자를 내고 전쟁은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마약범죄 소탕에 따른 부작용으로 살인과 폭력 등의 범죄가 풍선효과처럼 불거졌고 경제 성장률은 후퇴했다.

칼데론은 20여명의 주요 마약조직 두목을 검거했다고 자부했지만 부하가 새로운 조직을 만들었고, 흩어진 조직원들은 민생 침해범으로 둔갑했다.

2012년 정권을 교체한 중도보수 제도개혁당(PRI)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경제 체질 개선을 중심으로 한 개혁을 추진했고, 마약범죄는 여전히 숙지지 않고 고개를 들고 있다.

◇ 자경단이 들고 일어선 이유

페냐 니에토 정권이 들어선지 1년여 만에 아물지 않은 상처가 지난주 서부 미초아칸주(州)에서 다시 곪아 터졌다.

미초아칸의 아파친간시(市) 주변에서 독버섯처럼 세력을 키워가던 마약 카르텔 '로스 템플라레스'의 횡포에 못이긴 자경단이 근거지를 쳐들어간 것이다.

리몬과 아보카도 열매를 재배하는 농민 등 지역민들로 결성된 자경단은 라이플 소총으로 무장한 채 100여 대의 픽업트럭을 몰고 마약조직의 소굴 마을로 진격했다.

이들은 로스 템플라레스가 장악한 근거지를 포위했다.

로스 템플라레스는 지역의 농민 등을 상대로 갈취와 폭행 등을 일삼았다.

조직에 협력하지 않으면 가족들을 협박하거나 납치해 살해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주정부 치안 당국이 자신들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지역민들은 작년 2월 자경단을 이미 결성했다.

아파친간 성당의 미겔 파티노 주교는 1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주정부 치안당국이 평화를 위협하는 세력과 내통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자경단이 중무장하고 봉기한 이유를 대변한다.

멕시코 연방정부는 자경단의 대규모 준거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헬리콥터를 포함한 특별치안군을 아파친간에 파견했다.

정부는 자경단에 무장 해제를 촉구하고 사태 해결을 맡겨달라고 요구했다.

자경단은 이를 거부했고 정부군과 교전으로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역민들이 '믿지 못하는' 주정부 검찰·경찰 치안 최고책임자를 교체했다.

또 로스 템플라레스의 핵심 간부를 포함한 3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자경단은 여전히 두목은 잡히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자경단은 로스 템플라레스를 완전히 몰아낼 때까지 무장 해제를 하지 않을 태세다.

자경단의 한 간부는 "우리가 힘을 합친지 열흘 만에 지역민들의 사업이 정상화됐고 평화가 찾아왔다"며 "2개월 이내에 마약 조직을 몰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경단의 활동에 고무된 일부 마을에서는 그들의 활약을 칭찬하는 플래카드까지 내걸었다.

이 간부는 지역의 관리들이 마약조직에 매수돼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힘으로 지키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멕시코의 한 신문은 지난주 마초아칸 자경단의 간부가 부모, 형제, 아내까지 마약조직에 희생당한 인물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한 원한과 치안 당국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 때문에 연방정부의 설득도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미초아칸은 어떤 곳

페냐 니에토 정부는 미초아칸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는 애써 이 지역의 문제를 확산시키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멕시코 마약 조직들은 곳곳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거점을 옮기고 있다고 마약 조직에 정통한 정치인들과 친분이 있는 한 교민은 설명했다.

칼데론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추진할 때 사망자가 많이 나온 곳은 미국 텍사스주와 접경한 북부 치와와, 동북부 타마울리파스, 누에보 레온주 등이었다.

타마울리파스의 레이노사시(市)와 치와와의 시우다드 후아레스시에서는 이라크전쟁 때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레이노사는 텍사스의 매캘런시와, 시우다드 후아레스는 엘파소와 각각 인접해있다.

이곳은 과거 멕시코에서 생산된 마약이 미국으로 넘어가는 '핫 스팟'(hot spot)이었다.

시우다드 후아레스는 2010년 1월 24명의 학생이 마약조직의 청부살해업자에 살해되는 등 총기 난사극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레이노사는 2008년 7월 한국인 5명이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9일 만에 풀려난 곳이기도 하다.

칼데론은 이 지역을 소탕의 표적으로 삼았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 활동하던 멕시코 대표적인 마약조직인 '라 파밀리아'와 '로스 세타스'는 거점을 미초아칸으로 옮겼다.

미초아칸은 멕시코 마리화나의 주요한 생산지다.

마약밀매 루트의 통행세를 관할하고 있던 조직들이 생산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이동한 것이다.

미초아칸에서 이들 간의 전쟁이 벌어졌고, 정부군이 2007년 투입되면서 세력들의 힘이 약해졌다.

이 과정에서 로스 템플라레스는 신생 조직이 미초아칸에서 생겨났다.

미초아칸은 멕시코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에 속한다.

리몬 등의 열매를 수확해 생계를 꾸려가던 지역 농민들은 마약 조직의 횡포를 견디다 못해 열매 바구니 대신 라이플 소총을 들게 된 것이다.

◇ 지역민들은 치안당국을 왜 안 믿나

멕시코 마약 조직들은 치안조직 등의 관리를 협박하거나 자금력을 바탕으로 매수하는 일이 흔하다.

이 때문에 마약카르텔과 결탁한 치안 간부가 체포되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한다.

조직에 협력하지 않으면 가족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거나 금품으로 유혹해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다.

미초아칸의 자경단은 이러한 내막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 정부 치안을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연방정부군도 언제까지 자신들을 지켜줄지 알 수 없어서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정부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고 있다.

자경단이 끝까지 무기를 놓지 않거나, 정부군이 세력을 완전히 몰아낼 때까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정부군이 떠나고 자경단이 무장을 해제하면 기다리고 있던 마약조직이 끔찍한 보복을 감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칼데론이 마약과의 전쟁에 나서기 전 조직체계가 잘 갖춰진 일부 마약카르텔들은 대민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내부적인 규정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생계로 삼았던 마약 밀매가 어려워지자 민간인을 상대로 한 협박과 갈취가 횡행하기 시작했다.

미초아칸은 결국 마약과의 전쟁에 따른 후유증을 앓는 대표적인 지역이 된 셈이다.

미초아칸은 페냐 니에토 정부가 '실패한 곳'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멕시코 정부가 이 지역의 치안을 정상화한다 해도 흩어진 조직원들이 '헤쳐모여식'으로 다른 곳에서 조직을 결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 조직에 마약밀매는 생계의 중요한 수단이고 이권도 그만큼 막대하기 때문이다.

경제 개혁에 집중하는 페냐 니에토 정부는 마약범죄에 따른 치안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계속 떠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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