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내 돈 돌려줘"..피해자에게 강도를 당한 강도

우상욱 기자 2014. 1. 8. 09: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럽 대륙보다 넓은 땅에 14억명이 살다보니 중국에서는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납니다. 중국 언론 매체들을 모니터 하다 보면 하루에 한 번쯤은 "세상에 이런 일이!"를 외치게 됩니다.

얼마 전에는 황당한 강도 사건을 접했습니다. 굳이 제목을 붙이면 '너무나 인간적인 강도'랄까요? 강도짓 자체가 흉악한 범죄인만큼 이율배반적입니다. 하지만 다음 동영상을 보시면 무슨 뜻인가 이해가 갈 듯 합니다.

▶해당 영상보기 (클릭)

지난달 22일 중국 난징시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한 여성이 길가에 설치된 ATM기를 통해 1천 위안(약 18만원)을 인출했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중년여성이 갑자기 과도를 꺼내들고 강도짓을 합니다. 칼을 들이대면서 '죽기 싫으면 돈을 다 내놔'라고 협박했습니다. 겁에 질린 여성은 찾은 돈 1천 위안을 강도에게 넘겨줍니다. 그리고 헤어져 각자 길을 가려다 피해자가 강도에게 사정 합니다. "고향 집에 돌아가야 해요. 5백 위안만 돌려주세요."

중년의 여성 강도는 이 소리에 멈춰서 뒤를 돌아봅니다. 그리고 피해자에게 다가가더니 뺏은 돈에서 5백 위안을 세기 시작합니다.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피해자, 갑자기 먹이를 사냥하는 표범처럼 번개 같이 1천 위안을 낚아채더니 뒤로 돌아 휑하니 달아납니다. 갑작스런 상황에 중년 여성 강도는 쫓아갈 생각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지켜봅니다.

이 여성 강도는 두 시간 뒤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여성에게 칼을 들이대고 돈을 빼앗습니다. 이 여성은 막 뽑은 2백 위안을 강도에게 건넸습니다. 강도는 너무 적다며 돈을 더 찾으라고 요구했습니다. 피해 여성은 "이것 밖에 없어요. 못 믿으시면 직접 조회해보세요"라며 버텼습니다.

ATM기와 길에 설치된 폐쇄회로 화면에 이런 모든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그러니 이 여성 강도는 사흘 만에 경찰에 체포될 수밖에요. 경찰 조사결과 이 여성 강도는 고향에 돌아갈 여비를 마련해오라는 남편의 위협에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첫 번째 피해자가 고향에 갈 차비를 요구하자 뺏은 돈의 절반을 되돌려주려 했던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강도짓에 나선 동기도, 그 어설픔도, 모질지 못한 행동도 짠한 구석이 많은 강도였습니다.우상욱 기자 woosu@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