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해외 옥살이' 캡틴 김의 죽음..외교부는 뭐했나

장인수 기자 입력 2014. 1. 6. 18:06 수정 2014. 1. 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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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뉴스]

◀ANC▶

필리핀에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던 한 한국인이 끝내 뇌졸중으로 숨졌습니다.

필리핀에는 이처럼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있는 한국인이 많다고 하는데요.

현장 취재한 시사매거진 2580의 장인수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장 기자, 오늘 보니까 필리핀에서 수감 중이었던 한국인이 목숨을 거뒀는데 본인은 계속해서 본인의 무죄를 주장해왔었다고요.

◀ 기 자 ▶

그렇습니다.

필리핀 교도소에서 지난달 숨진 사람은 53살 한국인 김규열 선장입니다.

그는 4년 전 필리핀에서 마약판매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뒤 1심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마약을 팔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필리핀 경찰은 김 선장의 휴대전화로 마약을 사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그가 약속 장소로 나와 실제로 마약을 팔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가장 기본적인 증거물인 김 선장의 휴대전화는 재판장에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필리핀 경찰이 압수했고 바로 잃어버렸다는 겁니다.

또 필리핀 경찰은 그를 마닐라 시내에 위치한 하리손 플라자라는 쇼핑몰 안에 있는 피자헛 매장 안에서 김 선장으로부터 마약을 산 뒤 체포했다고 주장하는데요.

확인해본 결과 하리손 플라자 안에는 피자헛이 없습니다.

경찰들이 입을 맞춰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김 선장은 경찰이 갑자기 연행한 뒤 사무실로 끌고 가더니 돈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돈을 주지 않자 수차례 폭행했고 책상 서랍에서 마약을 꺼내 사진을 찍더니 자신을 마약판매범으로 기소했다는 겁니다.

결국 건강이 악화돼 지난달 6일 뇌졸중으로 숨을 거뒀습니다.

그가 생전에 한 인터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VCR▶

◀SYN▶ 故 김규열 선장/지난해 1월 촬영

"정말 제가 뭐 (할 이야기는)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제가 왜 살아야 되는가 하면 이대로 죽으면 안 되잖아요. 이대로 죽으면 제가 너무 억울합니다. 너무 억울해 이것은."

◀ANC▶

장 기자가 얘기한 것처럼 결정적인 증거물인 휴대전화도 경찰이 잃어버렸다고 그러고요.

그리고 또 얘기했는데 피자헛이 아예 없다고. 너무 허점이 많네요.

너무 안타까운 죽음인데, 외국에서 이런 일을 우리 국민이 당한다는 걸 이해가 되지가 않는데 우리 대사관은 이때 뭘 하고 있었나요?

◀ 기 자 ▶

우리 대사관과 외교부가 김규열 선장으르 구하기 위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열심히 노력했다면 이렇게 허망하게 죽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규열 선장은 2009년 12월 17일 체포됐는데 담당영사는 53일 만인 2010년 2월 8일에 처음 면회를 갔습니다.

억울하다는 그의 하소연을 믿지 않고 필리핀 경찰의 얘기를 믿었던 겁니다.

김 선장은 또 재판 내내 통역지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무죄일 줄 알았던 김 선장은 종신형을 선고한 1심 판사에게 감사하다고 인사까지 했습니다.

2580 취재진은 외교부에 공문을 보내 사건 경위를 취재 요청을 했는데요.

그런데 외교부는 김규열 선장이 누구인지, 그가 고인이 됐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외교부 직원들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VCR▶

◀SYN▶ 외교부 대변인실 직원

"이 분이 뭔가 우리 기자님이 보시기에 조금 억울한 부분이 있다든가 그런 게 뭐 있으니까 이렇게 말씀하신 거 아니에요. 그렇죠? 근데 그게 뭔지 좀 알 수 있으면 부합하는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SYN▶ 외교부 재외국민보호과 직원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요? 계속 그런 상황인가요?) "네 뭐 그렇죠. 항소심 대기 중인 상황이었고요."

◀ANC▶

외교부 측 얘기를 들어보니까 정확하게 본인들도 내용을 모르고 있다는 게 드러나네요.

이렇게 좀 의심스러운데 이렇게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별로 보이지가 않는데, 이분 말고도 갇혀 있는 우리 제외국민들 좀 많이 있는 상황인가요?

◀ 기 자 ▶

그렇습니다.

취재진이 필리핀에서 확인해 본 결과 필리핀 비쿠탄에 있는 이민국 수용소에는 아무 죄 없이 한국인 이동준 씨가 2년째 갇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씨는 필리핀 이민국에 잡혀 있던 한국인 친구 김 모 씨를 위해서 면회를 자주 다녔는데요.

그런데 그 친구가 병원에 치료를 나갔다가 도주를 했습니다.

그러자 필리핀 이민국은 자주 면회를 다녔던 이 씨가 그의 도주를 도왔다 체포했습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떤 증거도 내놓지 못하고 있고 재판도 열지 않은 채 그냥 무작정 2년째 가둬놓고 있는 겁니다.

한국인 박준연 씨도 아무 죄 없이 1년 6개월을 필리핀 이민국 수용소에 갇혀 있었는데요.

필리핀에서 숙박업을 하고 있던 박 씨는 국 경찰에 수배돼 자진 출두서 조사를 받고 무혐의 처분을 받은 다음 다시 필리핀에 입국했습니다.

그런데 입국한 지 5개월이 지나서 갑자기 필리핀 이민국 직원들이 그를 체포한 겁니다.

한국에서 죄를 짓고 도망온 수배자라는 게 체포 사유였습니다.

이미 수배가 풀렸기 때문에 한국대사관이 수배자가 아니다 이렇게 확인만 해 주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그 작업이 1년 6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1년 6개월 만에 그가 풀려난 것도 한국대사관이 아니라 사실은 필리핀 언론의 힘이었습니다.

그의 필리핀인 아내가 필리핀 방송국에 제보해 필리핀 방송국이 그의 억울한 사연을 보도한 건데요.

이렇게 사연을 보도한 지 45일 만에 박준연 씨는 풀려났습니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이 씨와 박 씨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VCR▶

◀SYN▶ 이동준(가명)

"홀로 있습니다. 홀로 투쟁하고 있는 거죠. 대사관에서는 제 담당 영사가 누군지도 모르더라고요. 담당 영사도 없어요. 나는."

◀SYN▶ 박준연

"나 몰라라죠. 골프는 치러 가야 하는데 저** 전화 오면 '바쁜데요. 나중에 통화하겠습니다. 전화 드릴게요.' 그게 다죠."

◀ 기 자 ▶

죄 없이 갇혀 있는 재외국민을 위해 노력해야 할 한국대사관은 어찌 된 일인지 오히려 필리핀 직원들 편을 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대사관 영사의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VCR▶

◀SYN▶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 영사

"그 사람들은요. 특히 방송국에 가서 (인터뷰)하면 아무 죄도 없다고 나는 억울하게 잡혀 있다고 다 주장하죠. 본인들은. 시간이 경과되길 기다려야지 그거를 뭐 어떻게 합니까. (시간이 경과되면 얼마나?) 2년."

◀ANC▶

지금 형을 살고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 그 얘기인가요?

◀ 기 자 ▶

필리핀 절차상 2년을 더 기다려야 됩니다.

◀ANC▶

아무리 혹시라도 어떤 유죄의 혐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자국민의 편을 들어서 일단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게 우리 대사관의 가장 주된 업무야 할 텐데 정말 너무 안타깝고 답답합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장인수 기자.

(장인수 기자 mangpobo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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