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노를 아십니까?..버림 받은 아이 2만명

남형석 기자 2013. 10. 2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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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ANC▶

필리핀에 한국인 아빠에게 버림받은 혼혈아들이 이른바 코피노가 2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연속기획 코피노의 눈물, 오늘은 그 첫 순서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코피노 가족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남형석 기자입니다.

◀VCR▶

해마다 한국인 40만 명이 찾는 필리핀 휴양도시 세부의 라푸라푸 시티.

제인 양은 5평 남짓한 방에서 여섯 식구와 함께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제인 양이 딸을 낳으며 식구가 더 늘었습니다.

아빠는 40대 한국인 사업가.

지난해 16살 고등학생이던 제인양과 사귀다, 임신 사실을 알자, 곧바로 종적을 감췄습니다.

◀SYN▶ 메리 제인(17)

"(자기가 쓰던) 화장품 다 떨어져서 한국 간다고 해놓고 그 뒤로 연락이 없어요. 갈 때 '다시 오겠다'며 5천 페소(12만원) 쥐어 주고 갔어요."

유난히 하얀 피부.

영락없는 한국 아이 얼굴을 한 6살 붕붕이의 아빠도 한국 사람입니다.

하지만 아빠는 붕붕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자취를 감췄고, 홀로 대도시에 돈을 벌러갔던 엄마도 작년에 사고로 숨지며 고아가 됐습니다.

◀SYN▶ 붕붕(6)

"(엄마가 누구야?)

(아빠는?)..."

이렇게 세부의 골목골목을 걷다보면, 누가봐도 한국인처럼 생긴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현재 필리핀에 있는 코피노 인구는 2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이들 중 한국인 아버지와 함께 사는 아이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21살 베르딘 양 역시 두 달 전 한국인 여행사 직원의 아이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뿐.

◀SYN▶ 베르딘(21)

"아기 병원에 데려갈 돈이 없다고 하니까 그는 '나는 너의 은행이 아니야'라며 거절했어요. 그 말 뿐이었어요. 은행이 아니라고..."

아이 아빠는 결국 단 한 번도 자신을 쏙 빼닮은 아이를 보지 않고 한국으로 떠났습니다.

◀SYN▶ 아이 아빠

(애가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해요.)

"뭐? 그래서 어쩌라고?"

(아이가 걱정되지도 않아요?)

"전혀"

(참 좋은 아빠군요.)

필리핀에서 현지 여성과 사귀다가 아이가 생기면 버리고 떠나는 한국인 아빠가 10년새 10배쯤 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만큼 반한 감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INT▶ 헤로이/필리핀 여성 단체 회원

"필리핀 사람들은 모든 한국인들이 필리핀 여성을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멀리 타지에 버려진 또 다른 우리의 아이들.

그들은 오늘도 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형석입니다.

(남형석 기자 namgiz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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