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시리아서 화학무기 사용됐다는 결과 나올 것"(종합)
화학무기 사용주체에는 함구…사용주체 공개되면 논란일 듯
유엔소식통 "유엔이 주체 밝히면 앞으로 어떤 사안도 조사못해"
(유엔본부=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시리아 사태' 당시 화학무기가 사용됐는지에 대해 "지난 8월21일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확증적인 보고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유엔 국제여성포럼 행사에 참석해 "다음 주에 나올 보고서에는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확고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 총장은 화학무기 사용 주체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화학무기 사용 주체 공개 여부를 놓고 유엔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어 다음 주 유엔이 조사보고서를 통해 사용주체를 공개할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 등 일부 국가들은 유엔이 시리아에서의 화학무기 사용주체를 공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정작 유엔 내부에서는 "유엔이 사용주체를 공개하면 향후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유엔이 조사할 수 없게 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엔 조사단의 권한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는지를 조사하는데 국한됐을 뿐 주체 공개는 권한 밖 사항이다.
이와 관련, 반 총장은 "시리아 알아사드 정부하에서 반인륜적인 범죄가 발생했다"면서 "모든 것이 마무리되면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의 이날 언급은 `시리아 사태'에 대한 공식 회견이 아니라 반 총장이 국제여성포럼에 참석해 연설하는 가운데 우연찮게 언급된 내용으로 참석자 등에 의해 공개됐다.
이에 대해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반 총장의 언급이 유엔 조사단의 보고서를 살펴본뒤 나온 것이냐'는 물음에 "아직 조사단의 보고서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보고서를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기문 총장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유엔 조사단 전문가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과 계속 연락을 취해왔다"면서 반 총장이 사전에 보고서 초안을 보고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아케 셀스트롬 유엔 조사단장은 이날 네덜란드에서 조사단이 보고서를 완성했으며, 보고서는 주말에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유엔의 한 소식통은 유엔 조사단이 화학무기 사용주체를 공개할 것인지에 대해 "우리가 알기로는 사용주체 공개는 조사단의 권한 밖"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이 소식통은 "만약 반 총장이나 조사단이 화학무기 사용주체를 공개하면 앞으로 어떤 사안이 발생하더라도 유엔이 조사에 나서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중립성에도 의심을 사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사용주체 공개 문제를 놓고 유엔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간 합의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gija0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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