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날 죽인다해도 진실 감출 수 없다"

2013. 6.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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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스노든 '가디언' 독자와 채팅

홍콩 구금 않고 일할 시간 제공

군사목표 외 시민 감시만 폭로

감옥가지 않고 좋은 일 하겠다

문: 글렌 그린월드(<가디언> 독자) "당신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도, 당신이 유출한 자료는 안전한가?"

답: 에드워드 스노든 "내가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미국 정부가 나를 감옥에 넣거나 죽인다고 해서 이것(추가 폭로)을 감출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온라인 '묻고 답하기' 채팅방에 에드워드 스노든(29·사진)이 나타났다. 이 신문을 통해 미국 정부의 '빅 브러더' 행태를 폭로하고 홍콩에서 자취를 감춘 그는 17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 가까이 독자들과 대화했다. 스노든은 현재 홍콩의 안전한 집에 은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신변보호를 위해 이날 채팅방을 들락거리며 숨바꼭질을 했다.

스노든은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과 논란을 직접 해명했다. 특히 미국을 등지고 떠난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다른 내부고발자들에게 한 것처럼, 공정한 재판의 가능성을 차단했다. 내가 반역죄를 저질렀다고 선언했다. 비밀과 범죄, 심지어 위헌 행위에 대한 폭로조차 용서할 수 없는 범죄로 규정했다. 이건 정의가 아니다. 감옥 밖에서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는데 자발적으로 감옥에 가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망명 희망지' 아이슬란드가 아닌 홍콩을 탈출지로 선택한 이유도 밝혔다. 그는 "국가안보국(NSA) 계약 직원으로서 외국 여행을 가려면 30일 전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에 대해 아이슬란드는 온라인 자유나 내부고발에 대한 지지 분위기가 강해 의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어 "홍콩은 문화적·법률적으로 내가 구금되지 않고 일할 시간을 허용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와의 협상설에 대해서는 코웃음을 쳤다. 그는 "내가 중국 스파이였다면, 왜 곧장 베이징으로 날아가지 않았겠나? 그랬다면 지금쯤 봉황이나 키우며 궁궐에 살 수 있었을 텐데"라고 답변했다.

자신을 '반역자'로 모는 일부 여론에는 초연했다. "마음속으로 '나는 딕 체니 전 부통령 같은 사람들에게 반역자라고 불린다'고 되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체니는 (이라크에서) 영장 없는 도청과 거짓 정보로 미국인 4400명을 죽이고 3만2000명을 불구로 만들고, 10만명의 이라크인을 죽게 만든 사람이다. 딕 체니한테 반역자라고 불리는 것은 미국인에게 최상의 영예다."

이번 폭로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범죄성을 드러낸 고발"이라는 믿음도 확고해 보였다. 스노든은 "미군의 합법적인 목표물에 대한 정보는 유출하지 않았다. 대신 대학, 병원, 민간 기업 등 시민사회 목표물에 대한 것(불법 감시)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에서 '사생활 침해'와 '국가안보'의 균형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고, 오바마 정부의 도덕성이 큰 타격을 입었다. <시엔엔>(CNN) 방송이 조사한 오바마 정부 지지율은 5월 중순 53%에서 최근 45%로 곤두박질쳤다. 스노든은 "불행하게도, 주류 언론은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감시 프로그램에 대한 내 얘기보다, 내 여자친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따위에 더 많은 흥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 언론의 보도 행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스노든이 '추가 폭로' 계획을 암시하며 "다시는 집에 돌아갈 생각은 안 한다"고 밝힌 이날, 아버지 론 스노든은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들을 설득했다. 그는 "네가 반역죄가 될 수 있는 기밀을 폭로하지 않길 바라고, 기원하고, 당부한다"며 "사랑하는 내 아들 에드워드가 집으로 돌아와서 미국의 사법 조처에 대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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