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또 자충수..동성애·히스패닉 조롱

2013. 3. 31.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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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이 또 제 발등을 찍었다.

유력 정치인이 잇따라 동성애와 히스패닉계를 조롱하는 발언을 해 공화당 지도부가 그렇지 않아도 지지도가 바닥인 이들로부터 거센 역풍을 맞을까 이를 주워담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의 샛별로 떠오른 벤 카슨 존스홉킨스대학병원 소아과 의사는 최근 동성애를 수간(bestiality)에 비유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카슨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기 취임 조찬 기도회 때 바로 곁에 앉았다가 이후 여러 차례 직격탄을 날려 하루아침에 유명세를 타면서 '보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그는 캘리포니아주의 동성결혼금지법과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이라고 규정한 연방 결혼보호법(DOMA) 조항에 대한 미국 연방 대법원의 위헌성 심리를 앞두고 전통적인 결혼을 지지하면서 동성애를 마구잡이로 비난했다.

카슨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결혼은 사회의 바탕을 이루는 기둥이다. 게이(남성 동성애자)건, NAMBLA(북미남성ㆍ소년사랑협회)건, 수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건 어떤 단체도 결혼에 대한 규정을 바꿀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NAMBLA는 남성 성인과 소년 아동 간 성관계의 합법화를 지지하는 미국의 비법인 단체다.

카슨은 이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처음에는 진의가 왜곡된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는 CNN 방송에 출연해 "나는 동성애자도 좋아하고 이성애자도 좋아한다. 내가 경솔했으며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면 사과한다. 게이를 수간이나 소아성애와 연관된 사람들에 비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기독교인으로서 다른 성적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포함해 모두를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그렇지만 결혼은 신이 만든 섭리를 따라야 한다고 본다. 동성애자들에게 동등한 권리를 준다고 해서 그걸 '결혼'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다. 누구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권리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무려 40년 넘게 하원 밥을 먹은 21선의 중진인 돈 영(알래스카) 하원의원은 히스패닉계 노동자를 치욕적인 용어인 '멕시코놈'(wetbacks)이라고 불렀다가 망신을 사고 있다.

'wetback'은 미국에 밀입국한 멕시코인을 가리키는 속어로, 금기어에 속한다.

영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에서 미국민의 일자리 부족 현상 문제를 토론하면서 "아버지가 목장을 갖고 있었다. 토마토를 따는 50~60명의 '멕시코놈'들을 부렸었다. 지금은 두 명이면 충분하다. 다 기계가 하니까…"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공화당 지도부가 모두 진화에 나섰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하고 나서 소수민족의 표를 얻고자 이민 개혁에 열을 올리는 참이어서 후폭풍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은 영 의원에게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성명을 내고 "영 의원의 발언은 공격적이고 그의 권위와 어울리지 않는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나 해명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에릭 캔터(버지니아) 하원 원내대표,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 등도 일제히 영 의원을 힐난했다.

당내 반발이 잇따르자 영 의원은 두 차례에 걸쳐 공식으로 사과했다.

처음에는 "내가 어릴 적에는 썼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그런 말을 했다.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몰상식한 용어를 썼다. 악의는 없었다"고 사과의 수위를 높였다.

key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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