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에 땅을 내주자" .. 뉴욕의 역발상

유지혜 2013. 2. 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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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통 쿠오모 주지사의 실험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기상이변 피해에 맞서 미국 뉴욕주가 '무(無)개발'로 이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10월 수퍼 허리케인 샌디로 큰 피해를 본 연안 지역의 주택을 대거 매입, 노지 상태로 보존해 재해로부터 내륙 지역을 보호하는 '자연 완충재'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와 뉴욕 데일리뉴스 등은 5일(현지시간) 뉴욕주가 해안가 상습 침수지역의 주택들을 주 예산으로 사들여 습지, 모래언덕, 조류 보호구역 등 개발하지 않는 자연 상태로 보존하겠다는 방재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뉴욕주와 뉴욕시는 샌디로 인해 320억 달러의 피해를 봤다.

 뉴욕주가 지난 100년 동안 침수 피해 현황 등을 조사한 결과 매입 대상이 되는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가구는 연안에 있는 1만 세대 정도였다. 매입 비용으로 4억 달러가 들 것이라는 게 주 당국의 예상이다. 하원을 통과한 505억 달러 규모의 샌디 피해 복구 예산 가운데 일부로 이를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NYT는 뉴욕주가 매입 제안에 응하는 가구에는 침수 전 부동산 가격을 온전히 쳐줄 방침이라고 전했다. 위험이 있더라도 계속 거주하기를 원하는 주민들에게는 '방재 주택'을 지원할 계획이다. 구조물 등을 이용해 지상으로부터 최소 15피트(약 4.6m) 이상 높은 곳에 주택을 지어 물에 잠기지 않도록 예방하겠다는 구상이다.

 NYT는 뉴욕주의 이런 구상을 방재 대책상 가장 야심차고 이상적인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개발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기후 변화 피해에는 개발을 중단하는 것으로 순응하는 것이 정답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뉴욕주는 샌디 강타 이후 전문가들을 소집해 이동식 게이트 건설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비용이나 효율 면에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 계획은 '주택통'으로 정평이 난 앤드루 쿠오모(56)가 뉴욕주지사로 있기에 가능한 시도다.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주택도시개발부 장·차관을 8년이나 지내며 도시개발 정책을 책임졌다. 이미 20대 때 도시빈민과 무주택자를 위한 비영리 단체를 설립하는 등 주택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쿠오모 주지사는 지난달 처음 이 계획을 소개하며 "어느 순간, 대자연이 당신이 이곳에 살기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때가 온다"고 말했다.

 남은 변수는 주민들 반응이다. 3대 이상 거주해 온 적지 않은 '토박이'들은 보험료 인상 등을 감수하더라도 이 지역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데일리뉴스는 전했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재해에 지쳐 주의 계획을 환영하고 나선 주민도 많다. 스테튼 섬 동부 폭스 비치 인근 165가구 중 133가구는 주정부의 매입 제안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NYT는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직 호텔이나 쉼터 등에 머물고 있는 샌디 이재민이 4000가구로, 미 연방재난관리청은 뉴욕주 이재민의 호텔 비용으로만 벌써 4500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전했다.

유지혜 기자 < wisepenjoongang.co.kr >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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