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의 '위험한 선거용 프로파간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77)가 오는 24~25일 총선에서 승리하면 재산세를 폐지하고, 지난해 걷힌 재산세 40억유로(약 6조원)을 현금으로 돌려주겠다고 공약했다. 2011년 경제 위기와 각종 부패혐의로 물러났던 베를루스코니가 긴축정책으로 힘든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이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3일(현지시간) 밀라노 지지 집회에서 "세금 때문에 이탈리아 가정은 미래를 걱정하고 불안해하며 두려워하게 됐다"면서 "지금 이 어두운 분위기에서 이탈리아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그는 정당에 대한 국가 지원 중단, 담배세 인상, 스위스 내 이탈리아인 소유 자산에 대한 과세 등의 조치를 통해 환급한 40억유로를 충당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베를루스코니는 자신이 이끄는 자유국민당이 총선에서 이기면 재무장관으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집권하면 어떠한 종류의 부유세도 도입하지 않겠다면서 "새로운 세금은 바보들도 만들어낼 수 있다. 똑똑한 사람만이 지출을 줄일 줄 안다"고 말했다.
마리오 몬티 총리는 이날 "베를루스코니는 약속을 지킨 적이 없다"면서 "그는 네번째로 총리가 되고 싶어하지만 유권자들은 기억력이 좋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로지 빈디 의원도 베를루스코니의 연설이 "위험한 선거용 프로판간다"라고 비난했다. 반면 기독민주중도연합의 피에르 페르디난도 카지니 대표는 베를루스코니가 "차에서 모터를 빼고도 팔아치울 수 있는 훌륭한 세일즈맨"이라고 칭찬했다.
스카이TG24테크네의 지난주 여론조사에서는 자유국민당을 중심으로 한 우파연합의 지지율은 28.7%로, 민주당 중심의 중도좌파연합의 33.6%에 4.9%포인트 뒤지고 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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