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 반군 "프랑스군은 지옥의 문 열었다" 역공

강지원기자 2013. 1. 1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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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무기에 조직력도 갖춰일부 지역서 거센 반격

서아프리카 말리 내전에 개입한 프랑스군이 반군의 역공에 고전하고 있다. 프랑스군이 공습 나흘째인 14일 반군 핵심지역인 북동부 키달과 가오 지역을 잇따라 공격해 성과를 올리는 동안 반군은 남서부 수도 바마코에서 북쪽으로 400㎞ 떨어진 디아발리를 장악했다.

반군조직 서아프리카지하드통일운동(MUJAO)의 지도자 오마르 울드 하마하는 이날 유럽1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지옥의 문을 열었다"며 "프랑스군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전쟁보다 더 위험한 덫에 빠졌다"고 경고했다. 이어 공습을 퍼붓는 프랑스군에 "남자라면 지상으로 내려와서 싸워라"며 "우리는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선동했다.

반군의 예상외의 강력한 전투력과 조직력 때문에 프랑스군의 군사개입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4월 말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북부지역을 점령하고 독립을 선언한 반군에는 알 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와 연계된 이슬람 세력 안사르딘과 MUJAO 등이 포진해 있다. 이들 반군은 2011년 리비아 내전 당시 무방비 상태가 된 중무기 등을 챙기면서 세력을 확장했다. 전문가들은 "반군 내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전사 3,000~4,000명이 핵심"이라며 "이들은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외부세력의 개입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고 분석했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무장한 반군이 디아발리를 장악했다"며 "서부지역에도 잘 훈련된 반군과 맞서야 하는 지역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 반군은 마약 밀수 등으로 재정상태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국방정책 전문가인 파스칼 르 포트르마는 "반군은 전략적 기술이 뛰어나고 잘 조직돼 있다"며 "이들 기지 몇 군데를 파괴하는 것보다는 지상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른 서방 국가들은 개입을 꺼리고 있어 프랑스만의 전쟁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4일 프랑스의 말리 군사작전을 만장일치로 지지했다. 하지만 미국, 독일, 영국 등은 직접적인 병력투입보다는 군수 원조 및 인도주의적 지원에만 나서고 있다. 말리에 750명의 병력을 투입한 프랑스는 앞으로 2,500명까지 병력을 늘릴 계획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말리 내 치안이 유지되고 테러리스트들을 소탕할 때까지 프랑스군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쟁의 장기화를 막으려면 프랑스가 반군과 협상토록 말리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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