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헌법 갈등으로 11일 유혈사태 재발 우려

연합뉴스

야권 대규모 시위…이슬람세력 맞불 놓기로

(카이로 AFP·AP=연합뉴스) 이집트의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놓고 야권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대규모 반대 시위를 갖기로 하자 친정부 이슬람 세력도 같은 날 맞불 시위를 열겠다고 해 유혈극이 일주일 만에 재발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이집트 군부는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에 대한 찬·반 시위로 정국 혼란이 지속하자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대화를 거부한 채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세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 자칫 군의 개입에 따른 충돌마저 우려되고 있다.

야당 구국전선은 9일 오후 성명을 내고 "우리의 적법한 요구에 반하는 대통령의 결정을 거부하기 위해 수도와 다른 지역에서 시위를 열자"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집트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 헌법 초안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국민투표가 "분열과 선동을 더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자신에게 막강한 권력을 부여한 지난달 22일의 헌법 선언문을 취소했지만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는 오는 15일 예정대로 치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르시 대통령은 또 국민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가 기관을 방어하라고 이날 군에 명령했다. 대통령은 군이 임무를 수행하면서 민간인을 체포할 권리도 부여했다.

야권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정권이 국민투표를 고수하는 것은 책임을 포기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은 이슬람주의자들이 주도해 만든 헌법이 인권, 여성과 종교적 소수자의 권리, 사법권 독립을 약화하는 도구라고 비판한다.

무르시 정부는 헌법 초안이 대통령에게 제출된 지 2주 내에 국민투표를 치러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투표를 연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구국전선 지도자 무니르 파크리는 "2주 시한은 단지 국민투표를 준비하는 날짜일 뿐이고 연기하는 데는 아무 문제도 없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무르시 대통령이 여전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무슬림형제단의 대중 동원력이 강해 헌법 초안이 국민투표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한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분석가 에릭 트래거는 "무슬림형제단은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어 국민투표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본다"면서 그렇게 되면 "불안정한 상황이 오래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5일 대통령궁 앞에서 무르시 찬-반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지고 몽둥이를 휘두르는 등 격렬하게 충돌해 7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쳤다.

이후 헌법 초안에 대한 반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군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통령궁 밖에는 탱크와 병력이 배치됐으며 9일 카이로 중심부에는 전투기가 저공비행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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