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폭력사태 확산…軍, 탱크 앞세워 시위대 해산

국민일보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찬성파와 반대파의 대규모 유혈 충돌이 발생한 다음날인 6일 오후 3시(이하 현지시간) 공화국수비대가 탱크를 앞세워 시위대 강제 해산 작전에 돌입했다.

이집트 공화국수비대는 탱크 10여대와 장갑차, 군인들을 카이로 대통령궁에 집중 배치한 뒤 시위대를 해산하기 시작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모하메드 자키 수비대 사령관은 "시위 진압이 아니라 충돌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국수비대는 이날 아침부터 탱크 등을 대통령궁 주변에 배치한 뒤 시위대에 오후 3시까지 대통령궁 주변을 떠나라는 최후통첩을 했다. 대통령궁에 탱크가 배치된 것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 직전인 지난해 2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앞서 5일 카이로를 비롯한 이집트 전역에서는 무르시 대통령이 자신에게 절대 권력을 부여한 헌법선언문을 발표한 지난달 22일 이후 최악의 유혈 충돌을 빚었다. 대통령 찬성파와 반대파는 서로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총까지 쐈다. 카이로와 이스마일리아, 수에즈, 알렉산드리아에서도 시위가 벌어져 무르시 지지 기반인 무슬림형제단 건물이 불탔다. 시위대 간 충돌로 최소한 6명이 숨지고 600여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반(反)무르시 시위대가 먼저 4일 대통령궁 앞을 점령하고 "독재 반대"를 외치며 천막 농성에 들어가자 다음날 친(親)무르시 시위대가 등장해 천막을 찢고 몽둥이를 휘둘렀다. 반대파 시위대가 흩어지자 이번엔 친무르시 수백명이 대통령궁 앞에서 담요를 두른 채 코란을 읽으며 '대통령 지키기'를 시작했다.

최악의 상황이 계속되면서 15일로 예정된 헌법 국민투표가 제대로 실시될지 불투명하다. 헌법 국민투표 최고위원회의 자글롤 엘발시 사무총장은 임명된 지 이틀 만인 5일 "이집트에 피를 불러온 국민투표에 참여할 수 없다"며 사퇴했다고 현지 일간 아흐람이 보도했다. 무르시 측근 4명도 사의를 표명, 1주일 새 모두 7명이 국민투표에 반대해 물러났다. 국민투표를 감독해야 하는 판사들은 90% 이상이 감독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이집트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야당 세력은 국민투표 연기를 요구하고 있다. 반대파 연합체 구국전선의 대표를 맡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무바라크보다 무르시가 더 나쁘다"며 국가적인 대화를 요청했다. 이집트 정부는 5일 각료회의를 열고 "권력은 오직 투표함에서만 나온다"며 헌법 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재천명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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