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美대사 피살 파문] 알카에다 지도자, 테러 24시간 전 웹사이트서 "美에 복수를"

워싱턴 2012. 9. 1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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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사관 테러 누구의 소행인가카다피 시절 투옥됐던 테러범들이 투입된 듯카다피 잔존 세력이나 현지 무장단체도 의심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 피살 사건과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정의는 실현된다"며 12일 테러세력 응징을 경고하면서 중동지역에 다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그의 발언은 지난해 5월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직후 심야연설에서 "정의가 실현됐다"고 한 것을 상기시켰다. 미 정부는 연방수사국(FBI)을 투입, 사건을 일으킨 무장 세력의 정체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전 계획된 기획 테러 추정

벵가지 영사관 피습은 언뜻 과격 무슬림에 의한 우발적 사건으로 보였다. 그러나 외교관들을 숨지게 한 세력은 단순한 군중이 아니었다. 소총과 기관총, 휴대용 로켓포로 무장한 20~80명의 무장세력은 픽업트럭에 나눠 타고 심야에 갑자기 나타나 영사관을 포위한 뒤 불을 질러 45분만에 작전을 완료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되면서 사전 기획된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으며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도 "군대나 특공대 방식으로 훈련된 군이 개입돼 치밀하게 계획된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은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를 겨냥한 기획테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9ㆍ11 겨낭한 알카에다의 보복

자신의 소행임을 주장하는 무장단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단 알카에다가 의심받고 있다. 빈 라덴 사후 알카에다를 이끄는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테러 24시간 전 웹사이트에 올린 비디오에서 6월 미군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숨진 리비아 책임자의 복수를 지시했다. 명령 이행을 위해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시절 복역 중이던 테러범들이 특별훈련을 받고 암살팀으로 투입됐다는 말이 나온다. 이들은 노출을 피하기 위해 2개 팀으로 나눠 영사관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 뒤로 이동해 작전을 전개한 것은 알카에다의 전형적인 공격 수법으로 파악됐다.

이해 얽힌 무장세력

카다피 지지자 소행일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카다피 잔존 세력은 자금력과 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튀니지와 모리타니 등에 지지세력이 남아 있다. 알리 아유잘리 주미 리비아 대사는 "카다피 동조자들이 군중에 묻혀 있다가 공격을 감행했다"며 "당국이 관련 정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카다피 축출 과정에서 세력을 키운 알카에다 현지 지부 또는 현지 무슬림 무장단체도 의심받고 있다. 특히 리비아 동부에 거점을 둔 극단주의 세력 안사르 알샤리아, 지난해 6월 벵가지 영사관 앞에서 폭탄 테러를 자행한 오마르 압델 라만 여단 등이 거론된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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