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이슬람주의 대통령, 군부와 정면대결하나

한상용 입력 2012. 8. 13. 05:10 수정 2012. 8. 1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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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타위 국방장관 해임, 군부와 사전 교감 여부 가능성

탄타위 국방장관 해임, 군부와 사전 교감 여부 가능성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무함마드 무르시 신임 이집트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반 만에 권력 장악에 대한 중대한 시험대에 섰다.

지난해 초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아랍의 봄'에 무너진 이후 첫 민선이자 이슬람주의 대통령이 된 무르시는 12일(현지시간) 군부의 수장인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과 군부 2인자의 사미 아난 육군 참모총장을 전격 해임했다.

이집트에서 미디어 영향력이 강하고 자원을 통제하는 막강한 군부와 당분간 조심스럽게 동거할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을 깬 뜻밖의 조치였다.

그러나 이번 해임이 군부와의 권력 투쟁에서 정면 승부수를 던진 것인지, 군부와 교감 아래 결정한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인사는 일단 무르시가 무바라크 퇴진 이후 이집트 권력을 쥐어 온 군부로부터 대통령의 권한을 되찾기 위한 중대한 도전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5일 이집트 북동부 시나이반도에서 국경수비대원 16명이 무장괴한에게 살해된 사건으로 정국이 어수선하고 군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이를 기회 삼아 군 최고 실세인 탄타위와 아난을 동시에 몰아냈다는 것이다.

또 국경수비대원 피살 사건으로 무르시 자신과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비판도 커지자 '30년 독재자' 무바라크의 최측근 가운데 한 명인 탄타위 '해임' 카드로 비난의 화살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무르시는 지난 8일 국경수비대 피습의 책임을 물어 문책성으로 무라드 무와피 정보국장을 경질하고 탄타위 장관에게 헌병 사령관 교체를 지시했다.

아울러 무르시는 이날 두 명의 해임을 발표하는 동시에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한 군부의 임시헌법을 폐기 조치했다.

이번 조치는 무르시가 군부의 압도적 영향력하에서 '반쪽짜리 대통령' 노릇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6월14일 헌법재판소의 의회해산 결정 직후 SCAF는 새 의회 구성 때까지 입법권과 예산 감독권을 자신들의 권한 아래 두는 임시헌법을 발동, 새 대통령에게 부여될 권한 중 상당 부분을 가져갔다.

무르시는 의회가 해산되는 통에 의회 대신 헌법재판소에서 취임선서를 할 때부터 '군부에 기선을 제압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 만큼 이번 임시헌법의 무효화로 무슬림형제단의 자유정의당 의원이 절반을 차지하는 종전 국회를 부활시키고 입법권을 되찾아옴으로써 제대로 된 대통령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이번 조치에 담긴 무르시의 의중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번 인사 조치와 임시헌법 폐기로 말미암아 무르시와 군부가 정면 대결까지 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국경수비대 피습 사건으로 군부의 입지가 크게 약화한 데다 군부와 무르시의 권력 투쟁이 민선 대통령인 무르시 쪽으로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르시는 탄타위와 아난 두 명에게 국가 훈장을 수여하고 대통령 고문으로 임명키로 했다. 이번 해임이 오로지 문책성 인사가 아님을 시사한 것이다.

이집트군의 한 장성은 무르시의 이번 결정에 "대통령이 탄타위 장관과 SCAF 나머지 위원들과 상의한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영국의 중동 전문가인 이마드 모스타케도 "이번 결정은 (군부에 의해) 수용됐다고 들었다"며 "이집트로서는 민간으로 권력이 이양되는 매우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속주의 성향의 이집트 사회민주당 설립자인 모함메드 압둘 가르는 "군부가 계속 힘이 약해지면서 책무도 잃어버렸다. 이번 조치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무르시의 취임 전후로도 무슬림형제단은 누차 군부와의 충돌은 원치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고, 전문가 다수도 무르시가 군부와의 긴장 고조를 피하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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