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자들이 40년간 해외로 빼돌린 금액 '890조원'
최희진 기자 2012. 7. 23. 15:31
한국 부자들이 1970년대 이후 납세를 피해 해외 조세피난처로 옮긴 자산이 890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시민단체 조세정의네트워크가 22일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1970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에서 조세피난처로 빠져나간 자산은 7790억달러(약 893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 대상 139개국 가운데 중국(1조1890억달러)과 러시아(7980억달러)에 이어 세번째로 큰 규모다. 보고서는 1979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 사망 이후 정치적 혼란기에 자산 유출이 급격히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한국 다음으로는 브라질(5200억달러)과 쿠웨이트(4960억달러) 순이었다.
보고서는 컨설팅업체 매킨지 수석연구원을 지낸 제임스 헨리가 조세정의네트워크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것이다. 세계은행과 국제결제은행, 국제통화기금 자료를 포함한 여러 데이터에 기초해 은닉 자산 규모를 추산했다.
보고서는 세계 초특급 부자들이 스위스나 케이먼제도 같은 조세피난처로 옮겨놓은 재산이 최소 21조달러에서 많게는 32조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부자들은 UBS나 크레디트 스위스, 골드만삭스 같은 세계적 금융기관을 통해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다. 특히 개발도상국은 1970년대 이후 조세피난처로 빠져나간 자산의 누적 총액이 이들 국가의 부채를 상환하고도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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