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클턴 비스킷' 한개 273만원

오애리기자 2011. 9. 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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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탐사때 빙하갇혀 사투.. 대원에게 줬던 과자 경매

한 개에 최소 1500파운드(약 273만원)를 호가하는 비스킷(사진)이 29일 영국 런던에서 경매에 오른다.

AFP통신은 영국의 전설적인 탐험가인 어니스트 섀클턴(1874∼1922)이 1907∼1909년 이른바 '님로드 남극탐사' 때 식량 부족으로 고통을 겪던 대원에게 내줬던 비스킷이 크리스티에서 경매될 예정이라고 28일 보도했다.

비스킷은 영국의 헌틀리 앤드 파머스사가 극지탐험대용으로 제조한 일종의 고단백 에너지 대용식이다. 로알드 아문센, 로버트 스콧과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탐험가 중 한 명인 섀클턴은 '님로드 탐사' 5년 뒤인 1914년 '인듀어런스호 남극탐사' 때 빙하에 갇혀 634일 동안이나 27명의 대원들과 사투를 벌이면서도 탁월한 리더십으로 전원 무사귀환의 기적을 이뤄낸 인물로 유명하다.

1909년, 섀클턴은 남극점을 160㎞ 앞두고 기상악화 때문에 대원들과 함께 케이프 로이즈의 베이스캠프로 돌아와야만 했다. 캠프로 돌아오는 과정은 '굶주림과의 전쟁'이었다. 악천후 때문에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한 채 시간이 자꾸 흘러가는 바람에 가지고 갔던 식량이 떨어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어느날 섀클턴은 배고파 지쳐 있는 대원 프랭크 와일드에게 자신은 아직 버틸 만하다며 가지고 있던 비스킷을 내줬다. 하지만 와일드는 그 비스킷을 먹지 않았다. 그날 그는 일기에 "수천파운드를 준다해도 이 비스킷을 팔지 않겠다"며 "(섀클턴의) 희생정신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섀클턴의 강인한 의지와 지도력 덕분에 결국 대원들은 전원 무사히 케이프 로이즈 캠프로 귀환할 수 있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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