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잃은 태국인 상실감이 분노로..'왕실모독'에 집단행동(종합)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추모 열기 속에 '왕실모독'을 이유로 한 태국인들의 집단행동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자칫 현지 사정을 모르는 외국인들이 국왕 서거로 상실감이 큰 태국인의 집단행동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태국 남부 수랏타니주(州) 꼬사무이의 보풋 경찰서 앞마당에 왕실모독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이 끌려 나와 푸미폰 국왕 초상화 앞에 무릎을 꿇었다.
경찰은 여성을 끌어내 공개 사과토록 하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런 조처를 했다.
이 지역 주민 500여 명은 지난 14일 이 여성이 와치랄롱꼰 왕세자 등 왕가 사람들을 욕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며 이 여성의 집에 몰려가 항의했다.
결국, 이 여성은 왕실모독 혐의로 기소됐지만 주민들은 다시 경찰측에 여성을 끌어내 사과시킬 것을 요구했다.
또 지난 15일 태국 푸껫의 팡응아에서는 주민 1천500여명이 한 빵집에 몰려가 집단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들은 해군에 복무 중인 이 가게 주인의 아들이 페이스북에 왕실을 모독하는 글을 올렸다고 주장하면서, 당장 대중 앞에 나와 사과하라고 위협했다.
이 빵집 아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사람들이 (국왕을 섬기듯) 아버지를 섬기고 사랑하는가"라는 의문형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로 인해 70여 명의 경찰관이 출동했고, 빵집 주인이 아들에게 공개 사과를 하겠다고 약속한 후에야 사태는 일단락됐다.
푸껫의 무앙지구에서도 지난 14일 유명 두유 판매점에 1천여명의 주민들이 들이닥쳐, 가게 주인의 아들이 왕가를 모독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며 집단 항의했다.
경찰은 주민들을 해산시킨 뒤 문제의 글을 확인했으나 왕가를 직접 욕하지 않았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이 밖에도 태국에서는 최근 상복(喪服) 품귀 현상 속에 흰색이나 검은색 상복을 입지 않는 사람을 비난하는 내용의 게시물도 페이스북에 자주 올라오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국민에게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고, 현지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관들은 태국인들의 국왕 애도 정서를 해치는 행동을 금할 것을 자국민에게 권고했다.
태국에는 왕실모독 행위를 처벌할 있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법 조항이 존재한다. 왕실모독에 대한 규정을 담은 형법 112조는 왕과 왕비, 왕세자와 섭정자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는 경우 최고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특히 왕실모독 행위에 대한 구체적 규정이 없는 가운데 실제로 법 적용은 아주 폭넓게 이뤄진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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