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선거서도 보수파 패배(종합)
테헤란서 16석 중 15석 개혁·중도파 차지
총선 이어 개혁·중도파 테헤란 석권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의회 총선과 동시에 26일(현지시간) 치러진 국가지도자운영회의(Assembly of Experts) 선거에서도 보수파가 개혁·중도파에 과반을 내줬다.
29일(현지시간) 오전 이란 선거관리위원회가 최종 발표한 개표 결과에 따르면 개혁·중도파가 총 88석 중 과반인 52석(59%)을 차지했다.
2007년 구성된 현 국가지도자운영회의의 중 보수파는 59석으로, 이번 선거로 의석 분포가 역전된 셈이다.
특히 이란 민심의 척도인 수도 테헤란에선 할당된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의석 16석 중 보수파는 단 1석을 얻는 데 그쳐 완패했다.
나머지 15석은 현 정부의 핵협상과 개방 정책을 지지하는 개혁·중도 성향의 후보가 차지했다.
탈락자 중엔 국가지도자운영회의 현 의장인 강경 보수파 성직자 야아톨라 모하마드 야지디가 포함됐다. 각급 선거의 후보자 자격 심사를 담당하는 헌법수호위원회 의장 아흐마드 잔나티는 16위로 턱걸이해 재선에 성공했다.
헌법수호위원회는 이번 총선에 후보로 등록한 개혁·중도 진영 인사를 사전 자격 심사를 통해 무더기로 탈락시켰다.
이란의 대표적인 개혁·중도파 원로인사인 알리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450만897표 중 230만여표를 얻어 테헤란 선거구에서 최다 득표자가 됐다.
중도 성향의 유력 성직자 모하마드 아그하 에마미(228만여표)와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223만여표)이 뒤를 이었다.
임기 8년의 위원 88명으로 구성된 국가지도자운영회의는 이란 신정일치 통치의 정점인 최고지도자를 임명하는 권한이 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현 최고지도자가 고령(77)인 탓에 이번 선거로 구성될 국가지도자운영회의는 차기 최고지도자를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
테헤란에서 1위를 차지한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최고지도자의 권한을 1명이 아닌 여러 명이 나누는 과두 체제로 운영하자고 언급해 큰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는 인사다.
개표 중인 이란 의회 선거에서도 개혁·중도파가 테헤란에 할당된 30석을 모두 석권할 가능성이 크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28일 이번 선거에 대해 "이번 선거의 높은 참여율은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이란 국민은 전세계에 이란의 밝은 면과 종교적 민주주의를 과시했다"고 칭송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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