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탕카멘 무덤에 '비밀의 방' 있을 확률은 90%

김세훈 기자 2015. 11. 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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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의 ‘소년왕’ 투탕카문(투탕카멘)의 무덤에 숨겨진 ‘비밀의 방’의 존재가 거의 확실해졌다.

맘두 알다마티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은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투탕카문의 묘실 뒤에 있는 다른 묘실, 다른 무덤을 발견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할 수 있다”며 “전문가들은 (묘실의 존재를) 약 90%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비밀의 방이 관심을 끈 이유는 기원전 14세기 고대 이집트의 미녀 왕비로 전해내려오는 네페르티티 때문이다. 네페르티티는 투탕카문의 선왕 아케나톤의 왕비로, 투탕카문의 장모라는 설도 있고 양어머니라는 추측도 있다. 네페르티티는 아케나톤 왕과 함께 유일신 체제를 확립하는 등 여느 왕비와 다른 업적을 남기고 죽었지만 아직 무덤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의 흉상만이 현재 독일 노이에스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비밀의 방이 발굴된다면 3300년간 미궁으로 남은 네페르티티 무덤의 행방도 드러나게 된다.

독일 베를린 노이에스 박물관에소장된 네페프티티의흉상. 기원전 1345년쯤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1912년 발굴됐다.

지난 8월 미국 애리조나대학의 고고학자 니컬러스 리브스가 투탕카문의 묘실 뒤에 네페르티티의 묘실이 숨겨 있다고 주장하면서 비밀의 방은 고고학계의 핫 이슈가 됐다. 이집트 정부의 의뢰로 스페인의 한 촬영업체가 투탕카문의 묘실을 디지털로 스캔한 사진에서 단서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리브스는 “묘실의 북쪽 벽에 네페르티티의 다른 이름인 ‘스멘크카레’라는 글자가 새겨진 흔적이 있다”며 “이는 투탕카멘이 나중에 묻히면서 이 글자가 덧칠됐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 숨겨진 방의 유무를 파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벽을 허무는 것이겠지만 인류의 문화유산인 투탕카문의 묘실에 손을 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이집트 당국은 비밀의 방의 존재가 큰 관심을 끌자 레이더 탐사를 이용해 묘실을 정밀 조사해왔다. 비밀의 방의 존재가 확인된다면 1922년 영국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투탕카문 묘를 발견한 뒤 93년 만에 고대 이집트의 의문 하나가 풀리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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