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크루즈 "내 가족을 공격한 트럼프 지지 못해"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당신의 양심에 따라 투표하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이 다음 날인 21일(현지시간)에도 "내 가족을 공격한 사람(도널드 트럼프)은 지지 못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트럼프가 '양심에 따른 투표'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우리(공화당)는 선거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며 이길 자격도 없다"고까지 말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와 물고뜯는 경쟁을 벌였던 크루즈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 셋째 날인 20일 연설에서 끝까지 트럼프 지지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야유와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뉴욕타임스( 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크루즈는 21일 아침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조찬포럼에 참석해 전당대회 연설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가 내게 요청했기 때문에 연설한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연설을 부탁하기는 했지만 자기를 지지해달라고 내게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건 원칙과 이상에 관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공화당의 원칙과 이상을 지키기 위해 자신은 소신껏 말했다는 것이다.
NYT는 크루즈가 조찬포럼에서 이 말을 하는 순간 참석자들 중 일부가 "자리에 앉아라"라고 고함을 쳤고, 일부는 '클린턴-크루즈 2020'이라고 쓴 팻말을 치켜 들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크루즈가 2020년에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손잡고 대권을 노리려 한다는 의미이다. 일부는 크루즈에게 "지금 당장 (클린턴 러닝메이트)해라"고 외치기도 했다.
크루즈는 앞서 경선 결과를 수용하고 승자를 지지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가 내 가족을 공격하는 순간 약속은 폐기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 아내와 아버지를 공격한 사람들을 지지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며 "나는 노예처럼 굽실거리는(servile) 강아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크루즈는 한 남성이 "아무리 그래도 극복해야 한다. 그게 정치다"라고 외치자, "아니다, 이건 정치가 아니다. 나는 진실을 말할 것이다"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나는 양심에 따라 투표하라고 말했는데, 우리 후보(트럼프)의 광적인(rabid)지지자들은 '끔찍한 소리'라고 고함을 쳤다"고 말했다.
크루즈는 심지어 '양심에 따른 투표'란 대원칙에 대선후보가 부합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선거에서)이기지 못할 것이며, 이길 자격도 없다"고까지 폭탄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또한 "승리하는 길은 비명과 고함을 치고, 우리 후보(트럼프)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반역자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크루즈가 이같이 강도 높게 트럼프와 트럼프 열혈 지지자들을 비판하는 동안 일부 텍사스주 대의원들은 기립박수를 치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카우보이 모자를 벗어 흔들며 공감을 나타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런가하면 크루즈 지지자들은 "이게 바로 테드"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진영에서는 크루즈를 '기회주의자' '위선자'로 부르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트럼프 진영은 크루즈의 부인 하이디와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의 외모를 비교한 사진을 인터넷 상에 올리며 하이디를 비하했는가 하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암살한 리 하비 오스왈드와 크루즈 의원의 아버지가 연관이 있다는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켰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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