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들에 맞서기 꺼려.. 가장 활기없는 최악 총장"
이코노미스트는 “반 총장은 (유엔 내부의) 행정 능력이나 (유엔 밖의) 통치 능력 모두에서 실패한 총장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코피 아난 등 전 총장들에 비해 강대국들에 맞서는 것을 싫어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말을 잘 못하고, 절차에만 집착하고, 현안에 대한 빠른 대처 능력이나 업무 깊이도 부족하다. 임기 9년이 지났는데도 ‘점령’ 같은 논란이 되는 용어를 쓰는 실수도 했다”며 “가장 활기 없는,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 총장이 3월 북아프리카 순방 중 알제리 남서부 틴두프 지역의 스마라 난민촌을 방문한 자리에서 모로코가 서사하라 지역을 ‘점령’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반 총장의 이 발언으로 1975년 서사하라를 병합해 자치권을 부여하고 있는 모로코 정부는 격노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반 총장은 우수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이 아니라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5개국(P5)이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는 무난한 사람이었다”며 후임 총장은 그런 사람이 돼선 안 된다는 논리도 폈다. 이어 “후임 총장은 ‘동유럽 출신의 여성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지역이나 성별이 아니라 수많은 난제가 있는 유엔을 잘 이끌 능력이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후보로 나선다면 공개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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