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안줘 지겨워 죽을 뻔' 프랑스 남성, 전 직장 상대 법정투쟁
"사측, 퇴직수당 안 주려 고의로 업무 박탈"…4억원대 조정신청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프랑스에서 한 직장인 남성이 퇴직수당을 주지 않으려고 업무를 빼앗은 사측 때문에 극심한 고통을 받았다며 회사를 상대로 억대 배상을 요구하는 법정투쟁에 나섰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텔레그래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에 사는 프레데릭 데스나르(44)씨는 최근 이전 직장인 인터퍼퓸 사를 노동재판소에 제소하고 고의 업무 박탈에 따른 피해 보상금을 요구했다.
가디언은 이와 관련, 노동자가 '업무 박탈에 따른 무력감'(bore out)을 이유로 사측을 제소한 사건은 프랑스에서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향수 제조업체인 인터퍼퓸에서 물류 담당자로 8년간 근무한 데스나르 씨는 사측이 2010년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퇴직수당 없이 해고를 진행하려고 자신을 일부러 담당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원래 담당 분야와 전혀 무관한 잡무를 시키거나 아예 일거리를 주지 않는 등 고의로 자신을 업무에서 열외로 취급했다는 것이다.
데스나르 씨는 4년 가까이 회사의 이런 횡포를 견디다 못해 간질과 궤양, 불면증, 우울증 등 건강 문제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7개월간 병가를 낸 끝에 '장기 부재로 업무의 원활한 진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결국 2014년 해고됐다.
데스나르 씨는 이런 피해에 대한 배상금 15만유로와 못 받은 퇴직수당과 승진 시 받아야 했을 임금 등을 합쳐 모두 36만 유로(4억7천만원)를 지급하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그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런 하는 일 없이 월급을 받는다는 사실이 수치스러웠다. 뒷방으로 밀려나는 것은 마치 지옥으로 서서히 떨어지는 듯한 악몽과 같았다"고 호소했다.
인터퍼퓸은 그러나 데스나르 씨가 회사를 떠날 때까지 업무 박탈로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언급한 적이 없다며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사측 변호인은 또한 데스나르 씨가 처음에는 '과도한 업무로 혹사당했다'고 했다가 말을 바꾼 점, 그가 개인적 적대감 때문에 회사를 비방해온 점을 인정한 지난해 12월 법원 판결 등을 들어 그가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텔레그래프는 프랑스 노동법에서는 '업무박탈에 따른 무력감'을 따로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회사에 의해 고의로 업무에서 열외 취급을 당한 244여 건에 대해서는 '도의적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근로자 측 주장을 받아들인 바 있다고 전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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