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여성, 원래 '모던 걸'..미국 이민 후 과격화"

2015. 12. 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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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가족 "아랍어 모르는 가정 출신..대학 가서 종교 심취"

고향 가족 "아랍어 모르는 가정 출신…대학 가서 종교 심취"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인 여성 타시핀 말리크가 원래 '모던 걸'이었으나 대학 진학 후 종교에 심취하고 미국에 이민한 후부터 극단주의적 발언을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 잇따라 나왔다.

이는 말리크와 그 남편 파룩 사이드 파룩(28)이 해외 테러집단과 조직적 연계 없이 자생적으로 광신 사상을 갖게 되면서 테러집단 추종자가 됐을 개연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5일(현지시간) 말리크의 고향인 파키스탄의 카로르 랄 에산에 사는 가족 구성원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전했다.

말리크의 가족 중 한 사람은 "말리크가 대학에 들어간 지 2년쯤 지났을 때부터 종교에 심취하기 시작했다"며 그녀가 종교 활동에 참여하면서 가족, 지역 여성들에게 좋은 무슬림이 되라고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 이 때쯤이라고 말했다.

말리크의 집안은 아랍어를 모르며 우르두어와 '사라이키'라는 펀잡 방언을 쓴다고 이 가족 구성원은 전했다.

그는 "말리크는 밤에 인터넷으로 아랍어로 누군가에게 얘기를 했는데 파키스탄에 있는 우리 집안 사람들은 아랍어를 모르기 때문에 말리크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말리크의 고모인 하프자 바툴은 현지 BBC 특파원에게 "말리크는 정말 현대적이었다. 도대체 말리크가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말리크는 파키스탄에서 태어나서 어릴 때 가족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주했으며, 친척을 만나기 위해 파키스탄 펀잡 지역에 자주 돌아왔고 펀잡 남부의 물탄에 있는 바하우딘 자카리야 대학에서 2007∼2012년 약학을 공부했다. 그는 대학을 다닌 후 사우디아라비아로 다시 돌아갔다.

말리크가 약대에 다니던 시절 그를 가르친 이 대학의 니사르 후사인 교수는 말리크가 학교에 다닐 때 베일을 썼으며 종교적이기는 했지만 극단주의자는 아니었고 매우 정상적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말리크가 매우 열심히 공부하는 순종적 학생이었고 수업 시간에 아무런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고 수석을 차지한 적도 있는 등 공부도 매우 잘 했다고 말했다.

말리크는 파키스탄의 라야 지방의 카로르 랄 에산에 있는 교육을 잘 받고 정치적으로도 영향력이 있는 집안 출신이다. 아버지의 사촌 중 한 명인 말리크 아흐마드 알리 아울라크는 지방정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현지 거주자들은 아울라크 집안이 과격한 이슬람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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