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서 80시간만에 '기적의 생환'..사망자 5천명 넘어
지진 발생 닷새째…골든타임 72시간 지나 생존확률 점점 희박
수색작업 여전히 지지부진…"고립된 고향으로" 애타는 귀향행렬도
(신두팔촉<네팔>·서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백나리 기자 = 대지진이 강타한 네팔 카트만두의 구조 현장에서 무너진 건물에 갇혀 80시간을 버틴 20대 남성이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72시간이 지나면서 잔해더미에서 생존자를 구출할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수색·구조 작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미국 ABC방송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간) 카트만두의 무너진 아파트 단지에서 28세 남성 리쉬 카날이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25일 대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진 지 80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것이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7층 건물의 2층에 있었던 카날은 살려달라고 계속 소리를 질렀으며 이를 들은 프랑스 구조대가 잔해더미를 헤치고 카날을 구해냈다.
카날을 구조하는 데는 6시간 이상이 걸렸다. 그는 무너진 기둥에 다리가 부러진 상태였으며 구조대가 전동 도구를 이용해 기둥을 잘라냈다.
카날을 치료한 의사는 "순전히 의지로 버틴 것 같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네 자녀를 둔 엄마가 무너진 건물 안에 갇혔다가 36시간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1층에 깔린 탄카 마야 시톨라(40)가 18시간에 걸친 인도 구조팀의 노력 끝에 다시 빛을 봤다.
시톨라는 무너진 기둥 사이에 낀 덕분에 다치지 않은 채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36시간 동안 움직일 공간이 없어 그냥 누워있었다"면서 "사람들이 밖에서 내는 소리를 들었고 구조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진 발생 72시간이 지나면서 추가 생존자가 나올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폴란드 국제구호센터 관계자는 "72시간이 지나면 생존 확률은 급격히 떨어진다"면서 "닷새째가 되면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닷새째인 29일 사망자는 5천57명, 부상자는 1만 915명으로 늘었다.
네팔 당국은 카트만두 외곽과 산간지대로 수색·구조 작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피해 규모도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에서 구조 및 구호 인력과 물자들이 밀려들고 있으나 상당수 산간 지역에는 산사태 등으로 접근이 여전히 쉽지 않은 상태다.
카트만두에서 차로 3시간30분 정도 떨어진 북동부 신두팔촉에서는 지진 이후 산사태가 이어져 1천182명이 숨지고 382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매몰된 이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두팔촉 멜람치 마을의 한 병원 관계자는 현장을 찾은 연합뉴스에 "매일 500여명의 환자가 몰려오고 있다"며 "죽은 사람들은 마을에서 장례를 지내기 때문에 병원에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팔 당국은 카트만두에서 절도가 빈발함에 따라 추가 병력을 배치해 치안 강화에 나섰다. 수십만 명이 길거리에 나앉은 상황에 현금과 귀중품 도난이 잇따르면서 경찰이 6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더딘 구조작업으로 시골마을들이 방치되면서 돈을 벌러 상경했던 주민 수천명이 애타는 마음으로 귀향길에 나서기도 한다.
이들은 산사태 등으로 도로가 끊어진 곳부터는 차에서 내려 걸어가는 등 가족의 생사확인을 위해 직접 고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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