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감청 항의했던 메르켈, 딱 걸렸네

정재홍 2014. 8. 20.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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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힐러리·케리 전화 도청터키 정치인 통화도 엿들어"우연히 수집 바로 삭제" 해명

"우방을 염탐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던 독일이 우방인 미국과 터키의 지도자들을 감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은 독일 정부에 문제를 제기하고, 터키는 앙카라 주재 독일대사를 불러 해명을 요구했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최신호에서 독일 정보국(BND)이 2009년부터 독일이 가맹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을 감청 목표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슈피겔에 따르면 BND는 2012 ~2013년 미 국무장관인 존 케리와 전임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전화 통화를 감청하고, 2009년부터 터키 정치인들의 통화 내용과 활동을 불법적으로 모니터링했다. 보도가 나간 뒤 케리 장관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에게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BND는 미국 정치인들을 의도적으로 감청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케리 장관의 암호화된 통화 기록이 우연히 감청됐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12년 당시 미 국무장관인 클린턴과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의 암호화된 통화 내역은 BND 요원에 의해 기록된 뒤 '마르쿠스 R'이라고 알려진 요원에게 전달됐다. 이중스파이였던 '마르쿠스 R'은 이 자료를 미국에 전달했다.

 지난해 10월 미 국가정보국(NSA)이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한 사실이 폭로되며 궁지에 몰렸던 미국 정부로서는 대형 호재였다. 당시 독일 정부는 베를린 주재 미국대사를 초치하고 메르켈 총리까지 나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비난했었다.

 BND의 도청 폭로는 터키와의 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명에 나선 독일 정부는 터키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와 이라크의 내전이 독일 내 테러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는 데다 미국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정된 쿠르드노동자당(PKK)을 감시하기 위해선 터키 정치인들을 감청할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독일 내 터키인들과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독일 내 터키 커뮤니티 회장인 사프터 시나르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BND의 감청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 정부가 일본과 내통할 수 있다며 일본계 미국인들을 수용소에 가두고 감시하던 일을 떠오르게 한다"고 비판했다.

녹색당의 콘스탄틴 폰노츠 의원도 "정부가 BND의 도청 사실을 알았다면 미국의 도청을 비난한 것은 위선이며, 몰랐다면 무능을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재홍 기자

[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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