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에 지지 않는 몸 만들자' 日후쿠시마 황당 매뉴얼 빈축

김상기 기자 2014. 7. 2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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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방사능에 맞서 싸우는 법이 있을까요? 아마 없겠죠. 방사능은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라면 몸의 면역력을 키운 뒤 맞서 싸워 이길 수 있겠죠. 하지만 방사능은 맞서 싸워 이기는 대상이 아닙니다. 이건 어린이라도 잘 아는 상식일 텐데요.

그런데 일본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시가 벌이는 캠페인이 문제가 됐습니다. 일본 네티즌들을 한숨쉬게 만든 캠페인이 무엇인지 한 번 보시죠.

일본 매체 뉴스아메바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후쿠시마시는 최근 공식사이트에 '방사능에 지지 않는 몸을 만들자'는 페이지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페이지에는 암을 일으키기 쉬운 생활습관을 피폭량과 비교한 정보가 나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매일 3홉(540㎖) 이상 음주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1.6배 암에 걸릴 위험이 높고 이는 2000mSv의 피폭량에 상당하는 수치'라거나 '비만(BMI 30 이상)한 사람은 1.22배 암에 걸릴 위험이 높으며 이는 200~500mSv에 상당한다'는 식의 설명이 나와 있다고 합니다.

황당하죠? 음주나 비만으로 인한 암 발병의 위험성을 방사선 피폭량과 비교해 따졌다는 게 참 괴상합니다. 방사능의 위험성을 알기 쉽게 표현하기 위해 그랬을까요?

더 기가 막힌 내용도 있습니다.

후쿠시마시는 해당 페이지에서 방사능에 지지 않는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우선 식습관을 보시면 '식품을 선택할 때에는 (방사능 오염) 산지 것이 아닌지 확인하고 텃밭에서 채취한 작물은 제대로 검사를 하라'거나 '섬유질이나 발효식품 등을 먹고 용변을 잘해 신속하게 배설하라'는 안내가 나와 있습니다. 또 균형 잡힌 식생활과 딱딱 시간을 맞춰 간식을 섭취하며 항산화 비타민 등을 매일 보충하고 꼭꼭 씹어 아침을 먹으라는 식의 안내도 돼있네요.

생활습관 페이지에는 일찍 잠을 자라거나 적당한 운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창문을 열어 실내 환기를 시키고 세탁물은 햇볕에 말리며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꼭 양치질을 하라는 식의 조언이 들어 있습니다.

이를 본 일본 네티즌들은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트위터 등에 관련 내용이 알려지자 비판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여보세요, 그건 방사능이에요. 무슨 바이러스도 아니고 지거나 이기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정부기관이 방사능을 감기와 동렬에 놓고 취급하다니,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방사능하고 싸워 이긴다고? 노력해도 강해지지 않는 것이다. 이주가 최선이야."

"방사능에 지지 않는 몸이라고? 무슨 주술입니까? 하하하 ㅠㅠㅠ"

"후쿠시마에서 코피를 흘리면, '방사능에 진 약한 놈'이라며 따돌림 받게 될까?"

"후쿠시마시 공무원들의 뇌가 방사능에 오염된 듯."

사실 후쿠시마시의 황당한 대처에 웃을 수만은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난지 100일이 다 되도록 원인 규명이나 대처를 하지 못하는 우리 정부가 떠올라서 말이죠.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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