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를 팝니다" 이라크 반군 테러활동 홍보

2014. 6. 1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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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FT, 급진 수니파 ISIL 연례활동 보도
매년 사업보고서 통해 성과 밝혀

"테러를 팝니다."

최근 이라크에서 맹렬한 기세로 시아파 정부를 위협하고 있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가 기업보다 더 섬세한 조직 운영으로 자신들의 테러활동을 홍보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를 인용해 보도했다.

사진=알자지라 영문판 홈페이지 캡처

ISW에 따르면 ISIL은 2012년부터 연례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기업의 사업보고서처럼 한 해 (테러)조직 운용과 성과가 빼곡하게 담겨있다. 두 번째 보고서인 지난해 보고서는 410장에 달한다. ISIL은 보고서 앞머리에서 지난해 자신들의 활동 결과를 그래픽으로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ISIL에 속한 무장군인은 1만5000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이라크 전역에서 1000명 넘게 암살했고 사제폭탄 설치 4465건 등 총 1만여건에 가까운 테러를 자행했다. 이들은 테러 유형을 자동차 폭탄, 흉기 공격, 저격 등 10가지가 넘는 방법으로 세분화하며 8개 도시를 장악했다. 그 과정에서 수니파 수감자 수백명을 석방하고 배교자 수백명을 개종시켰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제시카 루이스 ISW 연구원은 "이 보고서는 잠재적 기부자들에게 자신들을 적극 홍보하기 위한 의도로 작성된 것"이라며 "잘 조직된 단체란 이미지와 새로운 수니파 국가를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전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ISIL이 여느 기업보다 조직적이며 지능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라크 안보 전문가인 존 드레이크는 "ISIL의 공격은 이라크 언론이 말하는 것처럼 무차별적이지 않다"며 "그들은 군사 지휘관들을 골라 암살하는 수법 등으로 이라크군의 사기와 안보를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최근 북부 니네바주 모술을 장악하며 시작된 ISIL 돌풍 역시 오랜 전략의 결과다. ISW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3년 ISIL이 이라크에서 행한 무장공격 1223건 중 절반에 달하는 618건이 니네바주에 집중됐다.

ISIL은 트위터·페이스북·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해 자신들의 활동을 홍보하기도 한다. 특히 지난주 모술 장악 전후로 활발한 SNS 활동을 벌였다. 워싱턴의 이라크 전문가 애론 젤린은 "자신들이 벌이는 전쟁을 미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직 운영자금 확보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ISIL은 걸프지역 수니파 지하드 조직들로부터 자금을 조달받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시리아에서 석유를 빼돌리는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한다. 최근 장악한 모술에서 은행을 공격해 수억달러를 확보했다. ISIL은 모술 장악 이전부터 이 지역 기업체들로부터 월 800만달러(약 81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거둬들였다.

수도 바그다드까지 진격하며 정부군을 압박하고 있는 ISIL은 18일 오전 북부 살라딘주 바이지에 위치한 이라크 최대 정유시설을 공격했으나 정부군이 격퇴하고 반군 40명을 사살했으며 지난 16일 ISIL이 점령했던 탈아파르 일부도 탈환했다. 이라크 내 원유 생산량 90%를 차지하는 남부에서는 다국적 석유기업들이 철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급진 수니파의 진격을 저지할 수 있는 목표물이 분명치 않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당장 공습계획을 승인할 것 같지는 않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일간 걸프뉴스는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며 퇴진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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