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3% 급락..거품 붕괴 vs 거품 아니다
[머니투데이 차예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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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사진=블룸버그 |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3% 급락하며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반의 닷컴버블과 비교하면 현 수준에서는 증시에 지나친 거품이 형성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나스닥지수가 10일(현지시간) 3.1% 떨어지며 약 2년6개월만에 최악의 날을 보냈다. 나스닥지수의 이날 하락률은 2011년 11월 9일(3.88% 하락) 이후 최고다. S & P500지수도 2.09%, 다우지수는 1.62% 각각 하락했다.
전날 랠리를 펼쳤던 기술주와 바이오주 등 이른바 고성장 모멘텀주가 급락하고 중국 수출 감소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주부터 미국 증시에서 IT 대표주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여 미 증시에서 거품이 터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주요 IT주인 아마존, 넷플릭스, 페이스북, 구글이 모두 4% 이상 하락했다. 전날 7.25%나 급등했던 페이스북 주가는 전날보다 5.19% 내린 59.17달러로 마감했다. 페이스북은 올해 고점에서 18% 떨어졌다. 여행정보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 주가는 7.05% 하락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6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25% 떨어졌다.
전날 4.1% 상승했던 아이셰어즈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상장지수펀드(ETF)도 이날 5.61% 급락했다. 구글도 4.11% 떨어졌고, 넷플릭스는 5.18% 하락했다. 이베이도 3.24% 하락했으며 나스닥 바이오 지수도 5.6% 폭락했다. 이날 하락세를 감안해면 바이오 지수는 올들어 2.2% 하락했다.
트레이더들은 미국 시장이 다음날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시아와 유럽 증시에 나스닥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제레미 시걸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모멘텀 주식으로부터 전환을 보고 있으며 이는 건전하지만 불안하다"며 "바이오주 중 하나의 나쁜 소식이 투매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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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 증시 추이. 오른쪽 위부터 S & P500지수, 다우지수, 나스닥지수. 왼쪽은 연초대비, 오른쪽은 10일(현지시간) 등락률./월스트리트저널 웹사이트 캡처 |
바이오주 '붕괴'는 제약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에서 촉발됐다. 미 정부는 길리어드의 신형 C형 간염치료제가 비싸다며 원가 공개를 요구했고, 이것이 길리어드 주가를 급락시켜 전체 바이오주에 조정세를 불러왔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7.3% 떨어졌으며 제약기업인 파마사이클릭스는 9.6% 폭락했다.
전문가 사이에서 이것이 고평가 논란이 있던 바이오주의 거품 붕괴가 시작된 것인지를 두고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0년대 초반처럼 증시에 거품이 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거품이 붕괴되며 증시는 장기 약세장으로 돌아섰다.
앨런 스크레인카 코너스톤 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신중해야 할 이유가 있다"며 "모멘텀 주는 굉장히 고평가됐다"고 말했다. 마이클 카스트너 홀야드자산운용 사장도 바이오주의 성장세는 여전하지만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0년대와 비교하면 거품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때와 비교하면 아직 주식은 전반적으로 비싸지 않고 우량주가 많은 다우지수는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스닥은 지난달 52주 고점에서 7% 하락한 반면 다우지수는 지난해 12월 사상 최고 수준에서 2.5% 밑돌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미국증시는 실적 대비 29배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17배 수준이다.
그러나 제프리 포지스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이번 투매가 최소한 1~2분기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닥터 둠' 마크 파버도 이날 올해 미국 증시에 블랙먼데이가 발생했던 1987년보다 더 큰 폭락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 비관론자로 유명한 파버는 "앞으로 12개월 이내에 1987년과 같은 증시 폭락을 볼 가능성이 있다"며 "급락세가 1987년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버는 "가치 측면에서 몽상의 나라에 있는 종목들이 있다"며 "인터넷과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고통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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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차예지기자 sageof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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