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홀로 건너던 4살 아이, 극적으로 엄마 품에
[한겨레] 피난길 오른 시리아 난민 200만명
국경 넘다 가족 잃는 일 비일비재
유엔난민기구(UNHCR) 직원들은 16일 요르단 사막 한가운데를 혼자 걷고 있는 남자 아이를 발견했다. 피난길에 가족과 헤어진 시리아의 4살 소년 마르완이다. 홀로 두려움에 떨었을 마르완은 왼손에 몸집 절반 크기의 커다란 비닐봉지 하나를 꼭 쥐고 있었다. 마르완은 사막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 덕에 다시 엄마 품에 안길 수 있었다. 유엔난민기구 직원인 앤드류 하퍼는 마르완과 마주친 순간을 사진기에 담았고, 트위터로 알렸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 외신은 17일 마르완의 사연과 함께, 기약없는 피난길에 오른 시리아 난민 200만명이 처한 안타까운 상황을 보도했다. 하퍼는 "가슴 아픈 사진이기는 하지만 시리아 국경에서 혼란과 혼돈은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시리아와 요르단 사이의 국경을 넘는 시리아 난민은 하루 1000여명에 이른다. 요르단 유엔난민기구 캠프에만 60만명이 난민으로 등록돼 있다. 2011년 1월 내전이 발발한 이후 지금까지 240만명이 국경을 넘었으리라고 추산된다. 부모들은 자녀 여러 명과 가재도구를 안고 끌며 국경을 넘는데, 이 와중에 어린 자녀를 잃어버리는 이도 많다. 마르완은 천운으로 가족을 만났으나, 난민캠프에서 기약없는 평화를 기다리게 될 마르완의 미래가 해피엔딩일런지 알 수 없다. 가족과 헤어진 순간이 마르완한테는 내전의 또다른 트라우마로 남으리라고 <비비시>가 짚었다.
유엔과 미국·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시리아 내전의 평화적 해결 방안이 좀처럼 마련되지 않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사회가 머리를 맞댄 2차 시리아 평화회의가 15일 성과없이 끝났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하고 있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평화회의를 방해하고 있다"며 "아사드 정권을 대체하는 과도정부 구성에 관한 어떤 논의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와중에 <아에프페>(AFP) 통신은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다마스쿠스 남쪽 바빌라와 쿠드사야 등지에서 휴전에 합의했고, 실제 휴전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알자지라> 방송은 18일 시리아 관영 통신 <사나>의 보도를 근거로 "정부군이 (전략적 요충지인) 중부 하마 지역을 재탈환했다"며 양쪽이 미사일 공격을 포함해 여전히 격렬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앤드류 하퍼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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