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가 내 어머니를 쏘라고 하면 난 그렇게 할 것"

김성현 기자 2014. 1. 2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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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내 어머니를 쏘라고 하면 난 그렇게 할 것이오."

독일 나치 친위대(SS) 사령관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대학살을 지휘했던 하인리히 히믈러(1900~1945)가 아내와 주고받은 편지 700여통과 일기 8권, 미공개 사진 수십 장이 유엔의 '국제 홀로코스트 추모일(1월 27일)'을 맞아 처음으로 공개됐다고 독일 일간 벨트와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트 아하로노트가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홀로코스트 추모일은 연합군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해방시킨 날이다.

히믈러는 히틀러가 총리로 취임하기 4년 전인 1929년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서 히틀러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을 보였다. 히믈러와 7년 연상의 아내 마르가레테 부부가 반(反)유대주의를 공유한 점도 서신 공개를 통해 밝혀졌다. 아내는 1938년 11월 남편 히믈러에게 보낸 편지에서 "언제쯤 이 유대인 무리가 우리의 삶을 평온하게 내버려 둘까요?"라고 적고 있다.

히믈러는 '히틀러의 최측근'답게 2차대전 중 과일과 초콜릿, 치즈 등을 가족에게 보내는 특권을 누린 사실도 확인됐다. 1942년 편지에서 그는 "과일과 야채, 그리고 150송이의 튤립을 종류별로 네덜란드에서 보내오. 독일에선 볼 수 없는 것들이오"라고 적었다.

나치가 소련을 침공한 1941년 히믈러는 아내에게 "처음으로 결혼기념일을 잊어버려서 미안하오. 요즘엔 워낙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소. 전쟁은 무척 힘들군요. 특히 친위대(SS)에게는"이라고 적었다. 벨트지는 "나치 전범 지도부의 사적 생활을 보여주는 가장 방대하고 의미심장한 기록"이라고 평했다.

이 서한과 기록은 이스라엘의 다큐멘터리 감독인 바네사 라파의 아버지가 수년 전에 이스라엘의 미국 뉴욕 영사를 역임한 수집가 체임 로젠탈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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