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총리 "폭로 언론이 문제"..미 도청파문 두둔
"안보 위해 필요"…EU 정상에 비난 자제 촉구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동맹국까지 표적으로 삼은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파문과 관련, 이를 폭로한 언론과 기자를 비난하며 정보활동을 두둔해 논란을 예고했다.
캐머런 총리는 국제적인 정보수집 활동은 우방과 시민의 안전을 위한 노력이라며 미 국가보안국(NSA)의 무차별 도·감청에 격앙하는 유럽연합(EU) 회원국과 거리를 뒀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이번 파문이 외교갈등으로 번지는 것과 관련, EU 정상들은 테러리스트로부터 시민을 보호해온 영국과 미국의 정보기관에 대한 비난을 멈춰야 한다고 반박했다.
캐머런 총리는 미 정보기관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10년 넘게 감청했다는 독일 언론의 보도가 이어진 가운데 언론과 만나 "총리의 최우선 책무는 비현실적인 공상을 품는 게 아니라 국가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데 있다"며 안보를 위한 정보수집 활동의 필요성을 두둔했다.
한 발짝 더 나아가 NSA의 정보수집 활동을 폭로한 전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과 관련, 보도를 주도한 가디언에 대해서는 이적행위를 했다고 비난했다.
캐머런 총리는 "스노든과 이를 보도한 신문의 행위는 시민을 위협하는 세력에 첩보망과 감시 기술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준 꼴"이라며 "우리 세계를 위험에 빠뜨림으로써 결과적으로 적을 돕는 죄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또 동맹국 도·감청 파문이 영국 정보기관의 공조 의혹으로까지 번지는 것에 대해서는 "그들은 영국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국가 시민의 안전까지 지키면서 수집된 정보를 EU 회원국과 공유해 왔으므로 영국이 사과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독일 언론은 스노든이 폭로한 자료를 통해 NSA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감청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NSA가 외국의 지도자 35명의 통화 내용을 감청했다는 가디언의 폭로도 이어져 파문은 계속 번지고 있다.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유럽 정상들은 25일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공동 성명을 통해 미국의 불법 도·감청 행위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의 감청 활동 공조를 묵인했다는 비판을 받는 캐머런 총리는 EU 회원국의 기세에 밀려 공동 성명에 마지못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감청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를 통해 미국 정보기관과 협력해 유럽에서 정보수집 활동을 벌이고 NSA의 정보를 공유했다는 의혹으로 EU 회원국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자신은 미 정보기관이 수집한 메르켈 총리에 대한 감청 내용을 접한 사실이 없으며, 휴대전화를 도청당하지도 않았다고 공개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5개의 눈(five eyes)'으로 불리는 영미권 우방인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은 감청활동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국의 전문가들은 캐머런 총리도 충분히 감청의 표적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t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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