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종료.. '석 달짜리 미봉책' 그칠 수도

2013. 10. 1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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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국가부도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16일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도 종료됐다.

미 상원 여야 지도부는 16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셧다운을 끝내고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를 피하기 위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도 예산 및 재정 현안 처리를 내년 초까지 한시적으로 뒤로 미루는 '석 달짜리 미봉책'에 불과해 정치적 갈등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은 재무부가 예고한 디폴트 시점을 불과 1시간30분가량 앞둔 오후 10시30분(미 동부시간) 합의안을 투표에 부쳐 찬성 285표, 반대 144표로 가결 처리했다. 앞서 상원도 전체회의에서 합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225.82포인트(1.4%) 상승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에서 '안도 랠리'가 펼쳐졌다.

◇타결안 내용·의미=연방정부는 17일 만에 다시 문을 열어 내년 1월 15일까지 기존 수준에서 지출을 할 수 있게 돼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셧다운은 중단됐다. 일시해고 상태였던 40만명의 공무원도 다시 돌아오게 된다. 또 재무부는 내년 2월 7일까지 긴급조치를 통해 국가부채 상환을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연초 합의한 연방정부 시퀘스터(sequester·자동 지출삭감) 조치는 그대로 유지된다.

여기서 이목이 쏠리는 것이 민주·공화 양당 의원으로 구성키로 한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초당적 위원회'다. 위원회는 12월 13일까지 사회보장연금, 메디케어(노령층 의료지원),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 등 복지예산 조정 등을 포함한 최종안을 마련해야 하며 상·하원은 관련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과거 사례처럼 이 위원회가 타협안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앞으로 3개월 후면 예산전쟁이 재현되고 국가 디폴트 위기가 다시 부각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새로운 싸움 기다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사태를 종식하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지만 '티파티'(세금 인하와 재정지출 축소를 요구하는 극우 유권자운동)의 지원을 받는 공화 보수파 의원들은 내년 초 다시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안) 폐기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새로 구성되는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초당적 위원회'에서도 고령층과 농민들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는 등 핵심 쟁점의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양당 의원들이 지역구의 '표'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어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초당적 합의가 불발돼 내년 초 다시 셧다운이 발생할 것이며 결국 정부부채 한도 시한만 연기하는 '잠정 합의'로 다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 신문은 내다봤다.

여기에 오바마 대통령도 앞으로 정부부채 상한 문제에 대해서는 협상을 하지 않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백악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정치제도 결함=미국 정치가 이렇게 파편화된 데는 우선 대통령과 상·하원의 갈등과 대립이 국가이익을 훼손할 정도로 치닫지 않도록 균형추 역할을 해 온 '온건중도 세력'의 약화가 꼽힌다. 특히 공화당의 경우 티파티로 대표되는 극단적인 목소리가 커지면서 사안에 따라 민주당과 협력해 온 온건파가 거의 탈락하거나 탈락 위험에 처해 있다.

워싱턴의 의회 소식통은 "티파티 세력이 증세나 재정지출 확대에 협력한 의원에 대해서는 집요한 낙선운동을 펼치는 상황에서 보수색채의 공화 의원들은 현재의 입장을 결코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정치 양극화'로 인해 미국 사회와 국민이 치러야 할 비용이 위험한 수준으로까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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