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가 진단한 '디트로이트 파산'의 본질

2013. 7. 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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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교수 "경제적 패배자, 도시 전체일 수 있다" "미국인, 운 나쁜 디트로이트시민에 대한 책무 논의해야"

크루그먼 교수 "경제적 패배자, 도시 전체일 수 있다"

"미국인, 운 나쁜 디트로이트시민에 대한 책무 논의해야"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지난주 파산보호 신청을 한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시 사태의 본질을 시 당국의 무책임한 재정 운영이나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이기심 때문에 발생한 비극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시장경제 체제에서 다른 나라나 지역의 도시들도 겪을 수 있는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23일(현지시간)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에 기고한 `디트로이트, 새로운 그리스'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먼저 몇 년 전 발생한 그리스의 재정위기를 거론하고서 "이것은 나쁜 일이었지만 세계의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그리스의 경제 규모가 디트로이트 권역의 1.5배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수많은 정치인과 정책 입안자들은 그리스 재정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논의의 주제를 일자리 창출에서 재정 문제로 변질시켰다고 크루그먼 교수는 주장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리스에서조차 재정 적자는 단지 한가지 문제에 불과했지만, 서방 세계의 정책적 논의는 모든 사람이 그리스인이고, 모든 사람이 그리스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전개됐다"면서 잘못된 논의가 그리스의 경제회복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크루그먼 교수는 디트로이트 시가 겪는 고통이 미국 공적연금 제도의 위기를 극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주장이나 디트로이트 시의 파산보호 신청이 시 당국의 무책임한 재정운영 때문에 발생했다는 주장도 타당성이 없다고 말하고 나서 "누구나 시대에 뒤진 생산자로 종말을 맺을 수 있으며, 당신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제적 변화의 패배자는 때때로 기술이 쓸모없어진 개인일 수 있고, 때로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 틈새시장에 서비스하는 회사일 수도 있다. 또 때로는 경제 생태계에서 지위를 상실한 도시 전체일 수도 있다"면서 "쇠락은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도시들이 유리한 경쟁자원을 상실할 때 어떻게 변화를 최선의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잘못된 시기에, 잘못된 장소에서 생활하거나 일하다 운 나쁜 일을 경험한 우리의 동료 시민(디트로이트 시민)을 위해 미국 시민으로서 해야 할 책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크루그먼 교수는 "중요한 것은 논의가 그리스식으로 전개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여러분에게 `디트로이트 시의 파산보호 신청이 기본적으로 재정적 무책임과 탐욕스러운 공공부문 근로자들에 관한 얘기'라고 믿게 하려고 노력하는 외부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그것(디트로이트 시의 파산보호 신청)은 영원히 변화하는 경제에서 때때로 발생하는 일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이자 제조업의 본산이던 디트로이트 시는 재정위기를 겪다가 지난 18일 미시간주 연방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서를 접수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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