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애국심 자극하는 오락 소설 인기

2013. 6. 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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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최근 일본에서 애국심을 자극하는 내용의 오락 소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대표적인 작품은 햐쿠타 나오키(百田尙樹)의 '해적이라고 불린 사나이'이다.

석유 대기업 이데미쓰코산(出光興産)의 설립자 이데미쓰 사조(出光佐三·1885∼1981)를 전후 국제 석유자본에 맞선 남자로 그려낸 소설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페이스북을 통해 추천한 것을 계기로 '일본인으로서의 긍지를 잃지 말라'는 작품의 메시지가 널리 알려지며 130만권 넘게 팔렸다.

햐쿠타씨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일으켜 세운 일본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았으면 하는 사명감으로 썼다"며 "자신감을 잃은 일본을 격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에도 특공대로 출격해서 목숨을 잃은 조부의 인생 행적을 26세 청년이 추적하는 내용의 소설 '영원의 제로'를 펴내 인기를 끌었다. 이 소설은 특공대에 참가한 남성의 고민과 약점에 초점을 맞춘 것이 독자의 공감을 얻어 100만권 이상 팔려나갔다. 이를 두고 "주인공이 가엾다는 측면뿐만 아니라 (특공대의) 가해 사실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이 밖에도 오락소설의 신인상 격인 에도가와 란포(江戶川亂步)상의 올해 최종 후보 다섯 작품 중 두 작품이 태평양전쟁 말기의 일본군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이었다며 이들 소설을 '우익 오락물'로 묶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우익 오락물이라는 말은 소설가 이시다 이라(石田衣良)가 만들어낸 용어로 '당신들은 국가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 오락 소설을 가리킨다.

오락·시대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야마모토 슈고로(山本周五郞)상의 최종 후보에 포함된 야마다 무네키(山田宗樹)의 '백년법(百年法)'도 비뚤어진 세상을 바로잡으려고 애쓰는 지도자가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선조들을 상찬한다는 내용의 우익 오락물이다.

비슷한 경향은 2000년께 후쿠이 하루토시(福井晴敏)의 '망국의 이지스함', '종전(終戰)의 로렐라이'부터 나타났다.

현대의 일본 자위대를 '러브 코미디' 형식으로 그린 작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아리카와 히로(有川浩)의 '하늘을 나는 홍보실'은 항공자위대의 홍보관, 후쿠다 가즈요(福田和代)의 '푸른 하늘의 카논'은 항공자위대 음악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아사히신문은 이같은 작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2000년대 들어 일본에서 고용 불안과 소득 격차가 확대됐다는 점을 들었다.

이시다 이라씨는 비슷한 맥락에서 "(일본) 독자의 마음이 조금씩 우경화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고, 문예평론가 이케가미 후유키(池上冬樹)씨는 "민족주의를 긍정하는 작품은 앞으로도 점점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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