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진 생존자 "도망갈 새도 없었다"

베이징 2013. 4. 2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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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성 규모 7.0 지진 덮쳐, 132명 사망 5500여명 다쳐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송기용특파원][쓰촨성 규모 7.0 지진 덮쳐, 132명 사망 5500여명 다쳐]

"지난 번 지진 때는 도망갈 시간이라도 있었는데 오늘은 그럴 새도 없이 지진이 덮쳤다."

중국 남서부의 쓰촨성(四川省) 야안(雅安)시에서 발생한 규모 7.0의 강진으로 130여 명이 사망한 가운데, 지진 현장에서 살아남은 한 생존자가 이같이 밝혔다고 홍콩 언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보도했다.

지역 수도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 남성은 8만 명이 넘는 희생자를 냈던 지난 2008년 쓰촨성 원촨(汶川) 대지진의 악몽을 떠올렸다. 그는 5년 전 같은 쓰촨성에서 일어난 원촨 지진이 규모는 8.0으로 더 컸지만 이번 지진이 훨씬 빠른 속도로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는 깨진 유리에 살갗이 찢어졌고 어깨는 부상으로 피를 흘렸다.

그의 증언처럼 평온한 토요일 오전, 시민들의 일상을 뒤흔든 강진으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구조대에 따르면 진앙지가 위치한 쓰촨성 야안시 루산(蘆山)현에서는 낡은 저층주택의 절반가량이 폭격을 받은 듯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루산현 롱먼(龍門)의 경우 가옥의 90% 이상이 무너졌다고 한다. 건물 유리창이 모두 깨진 것은 물론 벽과 담이 무너지는 등 마치 전쟁터와 같은 분위기다. 산사태로 바위들이 도로로 굴러 떨어져 차량을 덮치기도 했다.

부상자들이 몰린 루산현 인민병원은 여진 우려 탓에 병원 앞 공터에 임시로 텐트를 설치하고 환자들을 치료했다. 이날 텐트에서는 한 임산부가 딸아이를 건강하게 순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진이 덮친 쓰촨성 각지에서는 여유있게 토요일 잠자리를 즐기던 주민들이 미처 옷을 챙겨 입을 여유도 없이 속옷이나 잠옷 차림으로 집을 빠져나왔다. 한 젊은 남녀 한 쌍은 이불 하나를 함께 두르고 황급하게 대피하기도 했다.

재소자들도 지진을 피해 소개령이 내려졌다. 쓰촨 데일리에 따르면 이번 지진 발생으로 8만 명이 수감된 교도소에 긴급 소개령이 내려졌다. 이들 가운데 2000명가량은 지진이 발생한 야안시 소재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다. 재소자들 가운데 사망자는 없지만 1명이 다리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지진피해를 중계한 앵커도 화제가 됐다. 야안(雅安)시 야안TV 앵커 천잉(陳瑩)은 이날 결혼식을 맞아 신부화장을 하고 웨딩드레스까지 입고 있었다. 하지만 천 앵커는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하자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마이크를 들고 지진 발생 상황을 전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천잉의 기자정신에 찬사를 보내면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라고 호평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자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통신장애 사태를 대비해 전화사용 자제를 촉구했다.

웨이보에 566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인민일보는 지진 발생 지역에 있는 친지나 가족의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 대신 문자서비스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모바일 메신저)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피해 지역에 통신 과부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에서 대부분의 서비스가 사용 금지된 구글은 '사람찾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구글은 이날 아침 야안시에 강진이 발생하자 친지, 친구 등 지인을 찾도록 돕는 서비스 페이지를 열었다. 현재 이 페이지는 중국 당국의 폐쇄 조치 없이 운영되고 있고 현재 300개 이상의 지인 추적 서비스 기록을 올리고 있다.

대다수의 TV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은 이날 정규 방송을 취소하고 쓰촨 지진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한편 중국 지진국은 현지시각 오후 7시50분 현재 쓰촨 지진으로 132명이 사망하고 5500명 이상이 다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부상자 가운데 상당수가 생명이 위독한 상태여서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지진은 오전 8시2분(현지시간) 규모 7.0으로 북위 30.3도, 동경 103.0도 지점의 지하 13km에서 발생했다. 진앙지는 쓰촨성 야안시 루산현인데, 강진 이후에도 쓰촨성 일대에서 규모 5.9와 5.1 등 여진이 총 35차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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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송기용특파원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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