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중국인 '세컨드 촌', '산후조리원' 풍속도
화교 밀집지역 곳곳에 포진…돈세탁, 해외도피처 등 다목적
중국 산아제한 정책 피해 미국서 출산…미국국적 획득 '보너스'
(서울=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 입국장 출구. 20대 여성이 막 비행기에서 내린 후 걸어 나오는 50대 후반 남성을 발견하고 급히 달려가 진한 포옹을 나눈다. 이 곳에선 드물지 않게 보이는 풍경이다.
언뜻 보기에도 부녀 같지는 않은 이 '이색 커플'은 대기해 놓았던 벤츠를 타고 로렌 하이츠로 향한다. 중국인 '얼나이(첩ㆍ세컨드)촌'으로 불리는 그 곳에 그들의 보금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1일 프랑스 라디오 인터내셔널(RFI)에 따르면 LA에 중국인 얼나이촌이 생긴 것은 10여 년 전이다. 권력과 부를 거머쥔 중국 남성들이 몰려 들어 다목적용으로 만들어 놓았다. 얼나이촌은 LA 뿐만 아니리 샌프란시스코 등 화교들이 몰려 사는 차이나 타운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거의 다 있다.
중국 특권층과 부호들은 미국에 호화 주택을 구입한 후 국내에 있는 젊은 얼나이를 데려다 놓고 1년에 10∼15일 정도 짬을 내 즐기러 온다. 이들은 그리고 국내에 다시 제2, 제3의 첩을 만든다.
중국 탐관(貪官)과 부패 부호들이 미국에 정부촌을 '건설'한 첫째 이유는 돈세탁이다. 국내에서 불의의 일이 발생할 것에 대비한 해외도피처 역할도 중요하다.
미국에 사는 얼나이들은 '서방님'을 보는 날이 1년에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나름 '시간 죽이기'에 이골이 나있다. 서로 친숙해진 얼나이들은 집을 돌아가면서 마작을 하거나 영화 DVD를 빌려다 보고 미장원을 자주 찾고 외식도 수시로 즐긴다. 이들 주위에는 '견우'나 '오리'로 불리는 화교 청년들이 돈을 보고 몰려든다.
수년 전부터 LA 등지에는 못 보던 풍속도가 생겨났다. 미국에서 아이를 낳기 위해 쇄도하는 중국인 임산부를 위한 '산후 조리원'이다.
'한 가족 한 자녀' 정책으로 둘째 아이를 갖기 힘든 중국 여성들은 미국에서 아이를 낳아 꿩도 먹고 알도 챙긴다. 둘째 아이가 생길 뿐만 아니라 아이는 '자랑스러운' 미국 국적을 갖게 되는 것이다.
중국 각지에는 미국 내 산후조리원 입원을 권유하는 중개업소가 널렸다. LA 치노 힐스의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잡은 산후 조리원은 방 하나 한 달 빌리는 가격이 무려 20만∼60만 위안(약 1억원)이나 한다. 물론 산후조리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가 제공되기는 한다.
때로는 산후조리원의 서비스가 선전한 만큼 좋지 않고 미국 내에서 홀대를 받기도 하지만 중국인 임산부들은 아이의 미국 국적 획득을 위해 감내할 뿐이다.
중국식 산후조리원을 보는 미국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고 불법 운영에 대한 당국의 감시 때문에 산후조리원은 지하로 숨어 들기도 한다.
미국 내 얼나이촌과 산후조리원도 이젠 새로운 화제가 아니다. 최근 들어 미국에서 화제에 오르는 것은 중국인들의 호화 주택 구매 열기다. LA에선 중국인 부동산 업자 한 명이 한꺼번에 해안가에 있는 호화 주택 15채를 샀다. 샌프란시스코에선 수 백만∼1천만 달러를 호가하는 고급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은 중국인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최근 들어 공직자 재산 공개 움직임이 일자 국내의 호화 주택을 헐값에 팔아 치운 후 미국에 현금을 들고 와 미국 부동산으로 바꾸는 새 풍속도가 생겨났다. 작년 이후 미국에서 거래되는 주택 10채 중 한 채가 중국인에게 팔리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RFI는 전했다.
sdcho01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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