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1·6 대선] 오바마 "실업률 하락" 환호.. 공화당 "통계조작"

워싱턴 2012. 10. 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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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로 떨어졌다" 발표에 희비, 실업률 7.2% 이상 땐 재선된 사례 없어

'47%'에 이어 '7.8 %'가 미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

지난달 공화당 미트 롬니 후보가 '소득세 내지 않는 47%'를 비하하는 몰래카메라가 공개돼 파문이 일더니, 이번에는 실업률이 '마의 8%' 벽을 깨고 7.8%로 깜짝 발표되면서 대선 레이스를 달구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실업률 수치 조작 음모론'을 둘러싼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7.8% 깜짝 발표'에 희비 갈려

미 대선에서 실업률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2차대전 이후 실업률이 7.2%가 넘는 상태에서 재선에 성공한 현직 대통령이 없다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워낙 오랜 기간(43개월) 실업률이 8%를 넘다 보니, 민주·공화 양당 캠프 모두 '8% 이상 실업률'을 일종의 상수(常數)로 여겨왔다. 9월 실업률 발표를 앞두고도 모든 분석기관은 전월(8.1%)과 같거나 오히려 높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5일 발표된 '9월 실업률 7.8%'의 여파가 더욱 커진 것이다. TV토론 패배 후 침체돼 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캠프는 뜻밖의 호재에 활기를 되찾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말 유세에서 "내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가장 낮은 실업률이 발표됐다"며 "내가 취임했을 때 미국에서는 한 달에 8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지금은 더 많은 미국인이 일터로 돌아가고 있고 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얻고 있다"고 했다. 폴리티코는 "오바마의 얼굴에 생기가 넘쳤고, 군중들도 실업률 수치에 환호했다. '7.8%'가 여전히 매우 높은 실업률이라는 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고 전했다.

당초 TV토론에 이어 실업률 발표로 오바마를 코너로 몰아넣을 계획이었던 롬니 측은 예상 밖 수치에 당황하면서도 "이는 파트타임 일자리 증가에 따른 착시현상일 뿐"이라고 반격했다. 롬니는 성명을 통해 "9월 제조업 일자리는 오히려 줄었다. 실제 실업률을 제대로 조사하면 11%에 가까울 것"이라고 했다.

잭 웰치 "시카고 출신의 조작"

한편 잭 웰치 전 GE 회장 등 일부 롬니 지지층에서는 "오바마 정부가 대선 승리를 위해 통계를 조작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웰치는 실업률 발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믿기 어려운 수치다. (오바마 측이) 토론이 안 되니 숫자를 바꿨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시카고 출신은 무슨 짓이든지 한다"고 덧붙였다. 시카고는 오바마 선거캠프가 있는 곳이다. 공화당 소속 앨런 웨스트 하원의원(플로리다주)도 트위터에서 "웰치의 지적에 공감한다. 시카고 출신들이 개입했다고 본다"고 가세했다.

이에 앨런 크루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제대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당국이 통계를 조작한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믿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노동통계국과 노동부도 "1940년 이후 실업률 산정방법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웰치는 파문이 확산되자 "문제를 제기한 것일 뿐, 판단은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할 것"이라고 한걸음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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