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시위, 13분 51초 유튜브 동영상 하나로 촉발
'무슬림의 순진함'이라는 13분 51초 유튜브 동영상 하나로 촉발돼 대규모 반미시위가 벌어진 리비아, 이집트, 예멘 등은 모두 작년 '아랍의 봄'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진 나라들이다. 미 영사관이 무장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파괴되고 미 대사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리비아 동부 벵가지는 '오바마, 카다피를 몰아내줘서 고마워'라는 문구가 곳곳에 걸렸던 도시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충돌 등 갖가지 의견이 제기되는 가운데 브루킹스 연구소, 스트랫포 등 국제 정세 분석기관들은 이번 사태가 '아랍의 봄'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14일 분석했다.지난 11일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에서 이슬람 비하 동영상으로 반미 시위가 처음 시작됐지만, 50여명의 무장괴한이 픽업트럭까지 동원해 시위 발생 수시간 만에 미 영사관을 파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었다고 스트랫포는 분석했다. 리비아는 작년 혁명으로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고 선거를 통해 새 정권을 세웠지만, 이 과정에서 제 몫을 차지하지 못한 세력들은 그동안 불만을 키워왔다. 지역·부족주의가 강한 리비아의 특징은 이같은 상황은 악화시켰다.실제로 리비아 내무부는 13일 미 영사관을 공격한 무장단체가 리비아 동부 지역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안사르 알샤리아'인 것으로 의심된다고 발표했다. 이집트 주재 미국 대사관 앞 시위를 이슬람극단주의자 '살라피스트'가 주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스트랫포는 전했다. 살라피스트는 혁명 이후 대통령 선거를 치러가는 과정에서 무슬림형제단과 신경전을 벌였다.'아랍의 봄' 이후 개선되지 않은 국가 경제도 이번 사태의 한 원인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시절에도 거의 30% 수준이었던 이집트의 실업률은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이 들어선 뒤에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혁명이 경제난 돌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나아지지 않은 현실에 낙담한 이집트인들의 마음에 '무슬림의 순수함'이라는 동영상이 분노의 불을 질렀다는 것이다.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는 지난 혁명에 이어 이번 반미 시위를 확산시킨 주요 매개체로 쓰인 것으로 분석됐다. 스트랫포는 "튀니지 노점상이 정권의 부패를 규탄한다며 분신했다는 소식이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 독재 정권을 도미노처럼 무너뜨렸듯이 이번에는 '무슬림의 순진함'이란 동영상이 그 역할을 해 반미 시위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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